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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자료실]/[도서 정리]

[틸리히 신학 되새김] 노트 3 : 이성과 계시

by [수호천사]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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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틸리히 신학 되새김

 

노트 3 : 이성과 계시

 

  • 틸리히의 조직신학은 상관 방법에 따라 전개된다. 서로 상관시키는 다섯 개의 범주는 이성과 계시’, ‘하나님과 존재’, ‘실존과 그리스도’, ‘생명과 성령’, ‘역사와 하나님의 나라이다. (43-44)

  • 안다는 것’(knowing)... 철학사에서는 앎에 관한 이론을 인식론(epistemology)이라 불렀다. 인간의 모든 앎, 곧 인식 행위는 이성의 활동과 그 기능에 관련되기 때문에 틸리히는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 하나님의 나라를 논하기 전에 이성과 계시의 관계를 먼저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44)

  • 그 사람이나 종교가 어떤 인식론을 갖느냐에 따라 인생관과 세계관이 결정되고 종교적 유형이 판가름 난다. 인식론의 패러다임 변화는 인간, 세계, 초월, 영생 등의 이해를 바꾸어 놓는다. 인류의 사상사에서 흔히 말하는 관념론과 경험론, 유심론과 유물론, 본질주의와 기능주의,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등 온갖 이원 대립적 입장이 왜 생기는가? 그 원인 중 하나는 인식론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고, 인식론의 핵심에 이성의 본질과 그 기능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45)

  • 모든 앎의 행위와 기능의 근본 실재인 이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틸리히는 우리에게 요청한다. 기독교 신앙과 신학에서 중요한 하나님의 계시를 말하기 전에, 계시를 받고 응답하는 인간 이성의 본질과 기능, 그 기능의 한계성과 모호성에 대해 틸리히는 먼저 논한 것이다. (45)

  • 틸리히는 이성의 개념에는 네 가지 의미가 중층적으로 내포되어 있다고 보았다... 보편적 이성, 비판적 이성, 직관적 이성, 기술적 이성... (46)

  • 보편적 이성이란 서양 철학사에서, 특히 헬라인들이 로고스(logos)라고 일컬었던 것이다... 이성이란 무엇보다 먼저 마음과 마음 밖에 있는 일체의 실재 안에 선험적으로 있는 합리적 구조, 질서, 존재의 능력이기도 하다... 시간과 공간, 인종의 차이를 넘어서 어디에나 있으며 보편적 원리로서 모든 존재하는 것들 안에 내재하는 로고스, 이법, 다르마이기 때문에 보편적 이성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보편적 이성은 만물의 합리적 질서와 구조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빛을 발하는 지성의 진리 빛이요, 모든 윤리와 바른 정의가 따라야 하는 당위적 명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칸트는 순수이성과 실천이성을 말했다. 이 보편적 이성은 사람들 마음속에 신적인 빛, 소리, 부름, 씨앗이라는 은유로 표현되지만, 항상 있다. (46-47)

  • 직관적 이성’... 직관이라는 한자어는 사물의 본질이나 내면을 어떤 매개 없이 직접 꿰뚫어 본다는 의미를 지닌다... 인간의 직관 능력은 철학, 예술, 심리학, 종교에서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성의 제2기능으로서 직관적 이성은 사물을 분석하거나 귀납적 혹은 연역적 방법으로 본질을 찾아내는 방법과는 달리 작동한다. 직관은 삶과 정신의 질서와 구조가 창조해가는 핵심 본질을 직접 꿰뚫어 그 의미와 능력을 짚어낸다... ‘직관적 이성은 존재론 논쟁에서 (유명론이 아니라) 실재론은 지지하는 셈이다. (47-48)

  • 비판적 이성’... 사물의 질서와 사회의 공의가 허물어지고 비뚤어졌을 때 진리이 이름으로, 진실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불의와 패악, 위선을 비판하여 생명을 본래 모습 그대로 건강하게 되돌리려는 혁명적이고 열정적인 용기와 실천적 행위가 바로 비판이다... ‘계몽주의 시대’ (48)

  • 기술적 이성’... 오늘날 자연과학의 문명을 꽃피우게 한 직접적 이성 기능이다. 사물과 대상 실재를 가장 작은 단위로 분석하고 재조립하고 변형하는 정신 능력을 말한다. (49)

  • 현대인은 보편적 이성과 직관적 이성을 퇴화시키거나 무시하고, 비판적 이성과 기술적 이성을 강조하고 거기에 이성 개념을 제한하려 든다. 그 결과 과학기술 문명을 발전시켰지만 저인문명은 깊이가 없고 종교적 영성은 삶의 변두리 문제로 내몰리고 있다. (49)

  • 우리는 계시라는 말을 들을 때 보통 이성이라는 그릇이나 종이에 담기거나 쓰이는 초자연적 정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계시는 정보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사건적 체험이다. 계시는 신비... 계시받는 자의 전 존재를 뒤흔들고(shaking), 변화시키며(transforming), 새로운 삶과 임무를 수행하도록 요청하는(demanding) 의미 충만한 초월적 사건 체험이다. (49-50)

  • 계시 체험은 인간의 일상적 이성 기능과 구조가 초극되면서 황홀한 이성상태 가운데서 마음이 희열로 넘치는 상태, 정신의 명료한 밝음, 진리의 충만, 저인의 자유와 해방감 등을 말한다... 그러나 황홀한 이성상태일지라도 반이성적이거나 비이성적인 것은 아니다. “계시는 이성을 파고하지 않고 온전케 한다라는 신비주의 전통의 고전적 격언이 그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50)

  • 이교적이거나 접신 빙의적인 황홀 상태를 구별해주는 분별 기준... 성경적이고 참된 신비주의 전통에서는 황홀 상태일지라도 마음(이성)의 합리적 구조를 파괴하지 않는다는 명제이다. (50)

 

틸리히의 신학적 이성관...

  • 1) 이성에 대한 틸리히의 이해는 고대 파르메니데스로부터 시작해서 헤겔에 이르는 장구한 서양철학사에서 우리가 존재론과 관련하여 관념론 전통이라고 부르는 계보에 서 있다... 이성은 인간 정신(마음)의 현상이면서도 단순히 인간적인 것만이 아니라 신적인 밝음과 초월성의 합생(合生, concresence)이다. 이성에는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이 공재(共在 )한다. 존재 자체이신 하나님의 로고스가 거기에 현존한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방식으로 하면 인간이란 존재는 단순한 하나의 존재자가 아니라 현존이 된다. 그래서 이성은 영원을 목말라하며 그것을 찾고 묻는다... 이성은 스스로 유한성을 깨닫고 무한에 대해 묻는다...

  • 2) 틸리히에 의하면 이성은 헬라 철인이나 불승이나 유학자가 말하듯이 사람 안에 현존하는 작은 로고스로서 내적인 빛(조지 폭스), 양지(良知, 왕양명), 공적영지(空寂靈知, 지눌), 성자신해(性自神解, 원효), 천인합일(天人合一, 권근) 등의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틸리히는 이성이 실존적 상태에서 불안정성과 상대성에 휩싸인다고 말한다. 특히 인간 정신이 실재를 탐구할 때,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물음을 던질 때 주체-객체의 이분법이라는 인식론적 구조를 초탈하지 못한다... 인류 역사를 뒤돌아보면 정치적으로나 이념적으로 가장 이성적이라고 자부하고 스스로 그렇게 확신했던 운동이나 실잭가 상대적인 것, 불완전한 것임이 후대 역사에서 밝혀진다... 틸리히는 하나님 앞에서 절대 선한 자는 한 사람도 없다. 왜냐하면 실존 상황 안에 인간 이성은 쉽게 교만, 탐욕, 불신앙, 태만, 자기 정당화에 떨어지는 경향성이 있기 때문이다...

  • 3) 틸리히는 실존 상황에서 인간 이성이 당면한 이성의 불안정성, 상대성, 자기 분열, 자기 모순 등을 극복하려면 계시에 의해 새로워져야 한다고 본다... 틸리히는 기독교 신앙 진리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요 바울 신앙의 핵심도 바로 성령 안에서 거듭남의 진리라고 확신한다. (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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