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히 신학 되새김] 노트 47 : 역사의 섭리 신앙

김경재, 『틸리히 신학 되새김』

 

노트 47 : 역사의 섭리 신앙

 

하나님의 창조성은 시원적 창조, 지속적 창조, 목적 지향적 창조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509)

 

하나님의 역사 섭리 신앙 논리는 하나님과 세계와의 관계에서 인간 실존이 겪는 ‘자유와 숙명적 제약성’이라는 존재론적 양극성과 관련되는 주제이다. (509-510)

 

하나님의 역사 섭리 혹은 역사 경륜에 대한 끊임없는 회의와 질문은 역사 안에서 발생한 악의 세력 때문에 거듭 제기되어왔다. (510)

 

한마디로 역사는 ‘공개된 비밀’이라 하나님의 섭리를 인간의 지능과 이해력으로 부정하거나 긍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역사 섭리 신앙은 영원히 신적 생명의 깊이와 높이와 넓이에 감추어져 있는 신비한 비의(秘義)로서 신앙인으로 하여금 경외감과 겸손함을 갖도록 한다. (511)

 

무엇보다 하나님의 역사 섭리란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미리 역사의 진로를 기획해 놓는 역사결정론 혹은 역사숙명론이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허락하셨고, 자유로운 의지적 결단과 선택을 통해 역사를 창조해가도록 허락하셨기 때문이다. (512)

 

인간은 역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역사를 만들어가는 주체자이다. (513)

 

하나님의 역사 섭리란 인간의 역사 참여와 역사 결단, 그 결과를 전능한 능력으로 바꾸어버리는 폭군적 역사 개입을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 현실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모든 인과관계를 한눈으로 꿰뚫어 보시고 통찰하시는 하나님(시편 139:1~18)만이 피조물의 자발성과 자유의지를 허락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해가는 목적 지향적 창조성으로 역사(役事)하고, 진선미를 향해 나아가도록 피조물을 유인하고 설득하고 기다리신다. 그리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죄성이 저지른 온갖 실패, 비극, 죄의 열매까지를 역설적으로 활용하셔서 그 모든 것이 합동하여 선을 이루도록 창조의 궁극적 목적을 향해 역사를 추동해 나가신다. (515)

 

하나님의 역사 섭리 신앙은 기독교의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표현이다... 1) ‘존재의 대 긍정’을 이길 수 없다는 확신... 2) 인간의 인식론적 역사 이성의 한계와 도덕적 상대성을 피할 수 없다는 자각과 함께 겸허함과 책임감을 자각해야 한다는 점... 3)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신앙고백... (51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