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에 대한 윤리적 비판 재고찰 : 농민전쟁을 중심으로” – 정병식(2012)

정병식(2012). 성경과 신학 제62권

 

1. 들어가는 말

 

• 루터가 대중 앞에 설 수 없자, 칼슈타트와 토마스 뮌처는 개혁진영임을 자처하며 중단 없는 개혁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칼슈타트는 루터의 비텐베르크대학 선배교수였고, 뮌처는 개혁초기부터 루터를 추종하여 루터에게 도움을 받은 인물이다. (68)

• 농민들의 봉기는 부와 권력의 평등이 주제인 뮌처의 천년왕국사상의 지원 속에 파괴적인 사회혁명으로 전개되었고, 급기야 전쟁이 되었다. (68)

• 루터가 당시 보여준 농민전쟁에 대한 태도는 피상적이고 표면적인 현상만을 보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68)

• 루터는 농민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으며, 농민들의 파괴적인 행위와 진압을 위한 강경한 공권력 요구는 ‘저항권’이라는 루터신학의 틀에서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69)

 

2. 농민전쟁과 루터

 

• 1526년까지 지속된 농민전쟁은 제국 전체 인구의 0.5%인 7만 내지 7만 5천의 희생자를 가져왔다. (69)

• 농민전쟁의 여러 가지 원인 (69)

• 칼 하인츠 츠어 뮐렌은 “1524~1526년의 독일 농민전쟁은 농민계급의 경제적 악화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고 단언한다. 그에 의하면 농민전쟁은 권리를 위한 싸움이었다. (70)

• 루터의 종교개혁은 농민전쟁에 결정적인 동기를 부여했다. … 농민들은 루터의 종교개혁 사상을 자신들의 삶에 적용했다. 그들은 전쟁이 아닌 자유를 원했으며, 자유는 신앙 안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보장해주는 인간의 권리였다. (70)

• 루터 : ‘슈바벤 농민 12개 조항에 대한 평화를 위한 권고’ - 영주들의 양심에 호소, 농민들에게 경고, 서로 협상하기를 원함 (70-71)

• 루터는 튀링겐에서 직접 폭동을 체험했다. … 광기에 가득 찬 농부들의 모습은 루터가 또 하나의 소책자를 쓰게 된 직접적 동기가 되었다. (71-72)

• 루터 : “다른 농민들의 살인과 강도질을 역시 반대하며” - 농민들이 패배한 후에 출간되고 ‘다른’과 ‘역시’가 제목에서 빠지게 됨 … 루터가 농민을 적으로 설정하고, 승리자인 제후 편에 서 있다는 강한 인상이 풍김 : 농부들이 범한 세 가지 죄 - 1) 정부에 대한 복종의 의무를 손상시켰다. 2) 강도와 살인으로 공공의 지역평화를 파괴했다. 3) 자신들의 행위를 복음으로 정당화시켜 복음을 남용하고 하나님을 비방하는 죄를 범했다. (72)

• “그러므로 사랑하는 영주들이여, 풀어주고 구조하고 도울 수 있는 일이 여기에 있다. 이 불상한 백성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할 수 있거든 누구나 찌르고, 치고, 죽이라. 그로 인해 죽는다면 복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복된 죽음은 결코 없을 것이다.” … 확실히 이 표현은 종교개혁이라는 전선에서 루터의 정체성에 대해 치열한 공방전을 일으킨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되었다. (73)

• “농민들에 반대하는 강경한 소책자에 대한 서신”(1525년 7월) … 농민은 공적인 폭동의 책임이 있다. 정부는 법으로 대처해야 하며, 복동이 진압된 후에는 혐의가 없는 자만이 아니라, 있는 자까지도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 … 농민의 경제적 사회적 요구는 세상정부의 관할이며, 기독교인의 자유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73-74)

 

3. 윤리적 비판과 루터의 신학적 행동

 

3.1. 농민전쟁과 루터에 대한 윤리적 비판

 

• 가톨릭이 주장하며 비판하는 것처럼 루터와 종교개혁은 농민전쟁의 원인이 아니다. 루터가 추진한 것은 종교개혁이며, 사회개혁이 아니다. … 어느 한 분야의 변화의 노력이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개연성은 인정해야 한다. (75)

• 농민전쟁 이후 하층민이 루터의 이념과 완전히 결별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75)

• 루터는 농민들로부터 신뢰와 대중적 인기를 잃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종교개혁이 대중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75)

• 리차드 니버는 “종교개혁이 농민들과 기타 피착취 집단들의 종교적인 요구를 채워주는 데 실패했고, 중산계급과 귀족들의 종교로 남았다”고 비판한다. 또한 “루터교회는 공식적인 기성교회가 되어서 귀족과 중산층의 이해관계를 옹호하는 집단이 되었다”고 부연한다. 그러나 농민들의 요구가 정치적인 것임을 고려하면, 니버의 말이 적절하지 않음이 드러나며, 이것은 1933년 [농민전쟁서]를 통해 농민전쟁을 지역영주와 자율권확보를 위해 투쟁한 농민집단의 ‘정치적 대립’으로 본 귄터 프란츠의 결론으로 증빙이 된다. (75-76)

• 노정선의 루터 비판, 손규태의 객관적 입장 (76)

• 루터는 결코 농민을 배척하지 않았다. (76-77)

• 농민전쟁과 연관된 정치ㆍ윤리적 측면에서의 루터 비판은 엥겔스를 비롯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효시였다. (77)

• 마르크스, 엥겔스, 에른스트 블로흐의 루터에 대한 비판적 시각 (77)

• 칼 홀과 루터르네상스 : 홀은 루터의 신학에 집중했고, 칭의론을 다시 신학의 중심에 세워놓았다. … 루터를 독일심성의 원형으로, 뮌처를 신비적인 영성주의자로 이해했다. (77-78)

• 루터르네상스 : 종교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공격을 방어하고, 교회와 정부, 열광주의자 비판, 루터에 대한 공격 및 오해를 해소하는 데 일조했다. (78)

 

3.2. 루터의 두 나라와 두 정부 이해

 

• 시기적으로 볼 때 루터는 1515-1516년 비텐베르크 대학에서 로마서를 강해하면서 복종의 문제를 처음 신학적으로 다루었다. (78-79)

• 인간은 영에 따르면, 누구에게도 복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육에 의해서만 감각적이고 현세적인 것에 메이며, 혼은 이 두 개를 결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 위에 있으면서 동시에 만물 아래 복속한다. 신앙인은 ‘현세적인 것’에 대한 복종을 통해 ‘하나님에게 복종’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교회질서(교회)와 세상질서(정부)가 구분된다. 루터에 의하면, 교회는 내면적인 인간의 지도와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정부는 외면적인 인간의 지도와 업무를 위해 필요하다. (79)

• 세상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그는 세상정부에 반대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위임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로마서 13장과 베드로전서 2장을 증빙으로 인용했다. 그가 보름스 재판(1521년 4월 17일)에 응한 것은 황제의 소환을 하나님의 부름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79-80)

• 말씀의 정부(교회질서)는 경건한 자를 위함이며, 검의 정부(세상질서)는 악한 자를 위한 것이다. (80)

• 루터는 하나님만이 영을 지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참 신앙을 금할 때 복종을 거부하고 그 결과로 고통을 당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82-83)

 

3.3. 루터의 저항권과 신학적 행동

 

• 루터는 1520년대 초기에 두 나라와 두 정부 그리고 저항권에 대한 개념 일부가 구체적 틀을 갖게 되었다. (84)

• 루터는 두 왕국, 두 정부의 신학적 기초에서 저항을 인정하지 않는다. 백성은 저항할 권리가 없으며, 불의를 감내할 의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루터는 참아야 할 근거로 기독교의 사랑을 제시한다. (84)

• 저항권의 ‘특수한 경우’ 혹은 ‘예외’ (85)

• 요한네스 헤켈은 루터에게 세 가지 종류의 저항이 있다고 결론을 냈다. 1) 영적폭군에 대한 교회 안에서의 영적인 저항 의무, 2) 적법한 정부의 육체적인 폭군에 대한 수동적이고 고난을 견디는 저항, 3) 적법한 정부를 빼앗은 자에 대한 시민으로서의 적극적 저항 (85-86)

• 만일 황제가 마귀인 교황을 돕는다면, 황제에게도 저항해야 하며, 종말적 폭군인 괴물에게 저항하는 것이기에 무장저항, 게다가 국민봉기를 루터는 인정했다. (87)

 

4. 나가는 말

 

• 파울 알트하우스는 역사적 상황 속에서 루터의 글을 정확히 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농민전쟁에 대한 루터의 결정은 그의 신학과 완전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결론을 얻었다. (89)

• 1524-1526년 농민전쟁의 시대적 정황에서 루터는 세상정부에 대한 저항을 신학적 이유에서 금했다. 정부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이다. … 농민들의 폭력적인 소요와 전쟁은 곧 하나님의 세운 질서에 대한 저항이었다.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