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장공 김재준 목사의 삶과 사상 그리고 그의 영성” - 황성규
황성규(한신대학교 명예교수 / 장공김재준목사기념사업회 이사장)
『장공 김재준의 신학세계』 (한신대학교 출판부, 2006), 15-31
- 유동식 교수는 장공의 사상은 성서 연구, 조직신학, 선교학에서 문화론에 이르기까지 너무 광범위해서 이를 요약하기 어렵다고 했으며, 한국 신학자 중에서 최다량의 논문을 발표한 분이라 했다... (15)
- 합동 측의 한철하는 자유주의 신학을 용납하는 신정통주의자, 전경연은 장공의 신학을 순례자의 신학, 총신대 홍치모는 역사참여 신학/신학평론가, 김용복은 행동적 신학사상가, 유동식은 예언자를 연구하는 구약학자로서 역사참여 의식이 강한 신학교육자라 했다... 김정준의 평가는 “장공은 보수와 진보 어느 하나에도 자기 발을 붙이지 않는 진보적 보수주의, 보수적 진보주의 사상을 글귀마다 펴나가는 폭넓은 진리의 탐구자, 신앙과 윤리, 교회와 사회, 신학과 철학, 전통과 혁신의 테두리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유의 탐구자, 이런 진리와 자유에서도 높고 깊으며 폭넓은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 했다. (15)
- 장공의 사상(신학사상)은 1) 장공의 성서관과 성서 해석, 2) 기독교의 기본 문제, 3) 생활신앙과 역사참여 신학... 장공의 이러한 신학사상이 흘러나온 그의 영성을 ‘성육신적 영성’이란 관점에서 말씀드리기로 함... (16)
1. 장공의 삶(1901-1987)
- 유교 윤리는 그에게 종교적 윤리가 되고 유교는 그의 종교가 되었다... 벼슬길을 마다하고 자연과 벗 삼아 유유자적하면서 시를 읊조린 선친의 영향과 함께 창도 오지 마을의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면서 자랐다... (16)
- 유교에서 천(天)이란 개념이 막연하였기 때문에, “무언가 초자연적인, 인간 이상의 신, 조상의 혼백이나 귀신과는 다른, 참 하나님이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일본인의 신사... 숭엄한 외경(畏敬)을 느낌... 내재한 종교성의 발로... (17)
- 믿을 바에는 진지하게 믿자고 다짐... 씹는다는 것은 진지한 비판을 의미... (18)
- 장공은 청산학원의 자유주의적 신학의 한계를 체득했듯이 프린스턴의 극단적인 정통주의 신학도 한계에 직면한 것을 체험하였다. (18)
- ‘살아계신 그리스도주의자’... 장공의 사상과 영성은 ‘살아계신 그리스도’를 향한 삶에서 집약된다고 할 수 있겠다... 장공은 자기를 보수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 언급한 적도 있다. (19)
- 장공의 역사참여의 실천은 60세 이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실천의 저변에는 성서적, 신학적 성찰이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19)
2. 장공의 신학사상
- 장공은 신학의 순레에서 학의 체계화란 것을 두려워하고 이에 반항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그렇게 소위 ‘학’을 한다면서 동시에 ‘학’에 대한 반발, 또는 ‘학’을 경멸하는 이상한 마음씨가 있었기 때문에 종시 ‘학’에 몰두할 수 없었다. ‘학’보다는 상상이 앞서고 기록이나 글자보다 인간 자체의 신비한 세계가 나를 유혹했다.” (20)
- 장공은 여러 인물들의 사상을 편력했지만 그 어느 사상에 매달려 ‘학’의 체계를 세우려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어느 분의 무슨 책에 가장 많은 감화를 받았을까 하고 생각해 봐도 도무지 석연치 않다. 물론 바르트와 브루너에게 많은 감화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저서를 읽었다는 데 있어서도 일종 ‘주마간산’격이었고 파고들이 ‘연구’한 것이 아니니 뭐라 하기 죄송하다.” (20-21)
1) 장공의 성서관과 성서 해석
- 장공은 성서 절대무오설에 대해서 성서의 목적론적 무오설을 주창하고, 성서 기계적 영감설, 즉 축자영감설에 대해서 성서의 인격적 영감설로 맞섰다. “내가 성서 문자무오설을 배격하는 것은 성서의 권위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권위를 정당한 기초 위에 수립하려는 것인 까닭이다.” (21)
- “성경은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예수를 지향하는 것을 증언하는 책이다. 그렇다면 성경을 읽고 예수를 만나 그를 믿고 구원을 얻었다면, 우리는 성경에 기대하는 것은 다 얻은 셈이다. 성경이 자기 목적을 어김없이 달성하는데 성경이 틀렸다고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21)
- 장공의 성서관은 소위 성서의 고등비평이라는 성서비평을 신학 강단에서 가르치면서 드러난다... 장공의 강의를 들은 신학생들의 문제제기는 총회의 교권 수호자들,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이 같은 성향의 선교사들과 일치 단결해서 장공을 이단자로 규정하고 목사 제명으로 밀고 나갔다... 한국의 보수 정통주의자들은 장공이 이미 수용하고 독파한 신정통주의를 19세기 자유주의 신학으로 오인하고 매도했던 것이다. (22)
- 1950년에 장공이 총회에 보낸 진언서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통 신학의 과신이 가진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신조와 신앙양심 사이에는 긴장이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그의 성서관에서 기초한다. 그에게 성서의 진정한 사실이야말로 성서 해석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성서의 영감의 성격은 성서의 사실에 의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2-23)
- 성서의 사실... 1) 하나님은 영감을 받은 성서 기록자를 기계처럼 취급하지 않았다. 2) 성서 기자는 기존의 모든 자료들을 참고, 비판, 정리, 취사하는 기록자로서의 정칙을 잘 지켰다. 3) 계시는 기성품처럼 완성된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어느 한 순간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 시대, 환경 속에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4) 말씀의 계시자 하나님은 긍휼하신 분으로서 그의 계시 속에 일관된 인간 구원 목적을 갖고 계신다. 5) 하나님은 성서를 통해서 결코 기록의 절대 정확성을 기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기록의 불완전성이 성서의 구속적 목적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23)
- 장공의 수많은 성서 연구 관련의 글을 보면 그의 성서관은 기독론적 성서관이다. “성경은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책일 뿐이니, 성서를 곧 그리스도 자신으로 혼동하여서는 안된다”는 브루너의 성서관에 동의하고,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계시로 보지만 성서는 그 계시 자체가 아니라 그 계시의 표징에 불과하다”는 바르트의 성서관에 동의한다... 장공은 성서는 계시 자체가 아니라 계시를 증언하는 책이며, 그 계시 증언은 그리스도의 대속의 고난을 통하여 부활, 즉 구원이 이르는 것이라는 복음의 본질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23)
2) 기독교의 기본 문제
- 1955년에 쓴 글... 장공은 기독교의 특징을 요한복음 3장 16절을 근거로 진술한다. (24)
- (1) 인간적인 종교... 기독교는 영적이요 인격적인 주체와 주체의 응답이기에 어떤 통(시스템)에도 들어갈 수 없다... (2) 윤리적 종교. 의로운 사랑의 종교... 정통 교리 옹호라는 미명하에 저주와 불법 자행은 기독교에 대한 파괴적인 이단이라고 본다... 사랑은 모든 윤리의 원천이다. 그러니 그리스도인 전 모습이 그리스도적인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세계적인 종교... 누구든지... 인위적인 한계를 없애버렸다... 세계 교회 운동의 정당성... (4) 그리스도교의 생명은 그리스도이다. (24-25)
3) 장공의 생활신앙과 역사참여 신학
- 김재준... 야고보교회... “그 열매를 보고 그 나무를 안다.” 야고보서 5장 1-6절의 부자에 대한 경고... 신앙생활이 아니라 생활신앙을 요구한다... (25)
- 야고보서가 행함이 없는 믿음을 강조할 때 그 믿음은 이성적인 인정을 말한다. 아무리 신조 교리의 정연한 명문을 만들어 믿으면서 이를 믿지 않는 사람은 이단이라고 하는 정통주의자나 그것은 무지의 소산이라고 하는 자유주의자는 모두 신앙의 생명 자체에 무딪힌 자가 아니라고 장공은 단언한다. 그 이유는 사람은 궤짝에 집어넣을 물건이 아니라 살아서 활동하고 임기응변하는 생명이기 때문이다... 교리 같은 것은 신앙의 일부 껍질에 불과한 것... 참 생명은 그리스도와 우리 각자의 인격과의 친교에서 생기는 자유로운 경험으로만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이 우리에게 현실화한 것이 곧 생활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신앙은 교리에서 싹터서 생활에서 열매 맺는 것이다... 생활신앙은 생활 전 부분을 포함한다. (25-26)
- 본회퍼 목사가 말한 ‘그리스도 현실’을 말할 수 있다. 세상의 현실이 바로 그리스도의 현실이라면, 그리스도인이고서 어찌 그리스도의 현실인 세상의 현실에 등을 돌릴 수 있는가? (26)
- 생활종교/생활신앙은 자연히 역사참여적 삶을 지향하게 된다. 한국 교회의 타계적 신앙은 정통주의 신학의 수용에서 강화됨으로써 역사와 현실에서부터 도피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기독교의 신성한 모습이라고 했다고 진단하고, 장공은 우리가 역사적 현실에서 도피할 수 없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리스도인이 역사에 대하는 태도란 언제든지 구속사적 입장과 성격 안에서 이 현실의 역사를 비판해야 하며, 동시에 그 역사로 하여금 구원의 목표를 지향하게 해야 한다. 이 비판과 지향에서 그리스도인은 십자가를 각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26)
- 역사참여를 강조하는 근거는 하나님의 말씀의 성육신 진리에 있다. 예수의 성육신은 “하나님이 인간들을 찾기 위하여 오셨다. 그가 하늘에서 땅에 내려온 것은 땅을 하늘에 올려가기 위함이 아니라 하늘이 땅의 몸이 되기 위함이다. 하나님 아들이 인간이 된 것은 인간들의 혼, 인간성이 하나님의 자녀들로서 바탕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어디까지나 현존한 땅을 위하고 현존한 인간을 위한 것이었다.” 이 글에서 장공은 종교적인 관심의 중심을 초월적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서 인간이 되신 하나님에게 두고 있다. (25-26)
- 기장 교단의 역사적 의미... “우리는 이제 한국을 우리의 소재로 받았다. 그리스도가 하늘의 보좌를 버리시고 인간 역사 안에 성육신하셔서... 한알의 밀알이 되신 것 같이 그리스도인도 역사 안에 보냄을 받은 것은... 역사 안에 그 전 존재를 쏟아 그리스도의 속량의식에 충실하라는 데 그 소명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주어진 한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의 각 부분에 그리스도의 정신이 그 조형이념이 되며, ‘혼’이 되게 하는 데 책임적으로 진력해야 한다.” (27)
3. 장공의 ‘성육신적 영성’
- 많은 사람이 장공이 평생 동안 변절하지 않고 목사로서 자기의 믿음과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데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27)
- 장공은 성 프랜시스의 전기를 탐독했다... “하나님과 맘몬은 함께 섬길 수 없다”... 예수의 무소유 생활을 따르고자 했던 것... (29)
-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니라” (29)
- “프랜시스처럼 살지는 못했지만, 같은 방향을 걸은 것은 사실입니다. 거기에 온전한 자유가 있습니다.” (29)
- 삶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성령의 내주 체험의 결과... (29)
- 임걸 교수(원주 연세대)는 장공의 일관된 목회와 일관된 윤리적 삶을 지속시킬 수 있었던 2가지 요소를 지적한다. 하나는 장공의 ‘성령 체험’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의 원리”라고 한다... 장공은 “그리스도와 함께 50년”이란 글에서 ‘지그재그’ 헤맨 발자국일지라도 “딴 길로 탈선 또는 탈락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금후 이 세상의 삶의 종점까지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그것은 당신의 힘으로 되었거나 될 것은 아니라고 고백한다. (30)
- “그 인간들의 심판은 성령에 의하여 유야무야로 무력하게 되어 40년을 경과했습니다. 처단을 받은 자는 오히려 주님께 감사하며 삽니다. 신앙, 양심의 자유가 기쁨을 줍니다. 간혹 어떤 사람은 그를 교회 분열자인 것과 같이 오인합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르다 하고 생각되는 것을 그르다 한 것뿐이요, 그 선을 넘은 일이 없습니다. 언제나 피동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말합니다. ‘네가 진리와 가치 판단의 기준이냐? 네가 옳다고 하면 옳고, 그르다면 그를 수 있느냐?’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입니다. 옳다, 그르다는 판단은 그리스도의 교훈을 기준으로 한 것뿐이요, 인간의 왈가왈부를 기준으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31)
- 그리스도 중심적인 신앙 원리... 장공의 영성은 성육신적 영성이라 할 것이다. 역사참여, 민주화운동, 인권 신장, 신학교육, 설교 등 모든 것의 시작과 종점은 성육신하신 그리스도 안에 있다... 성육신적 영성을 살다 보니 말년의 장공의 눈에는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가 아른거렸던 것 같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하나로 통전되는 보편적, 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를 희망한 듯 하다. (31)
728x90
반응형
'[과거 자료실] > [도서 정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공 김재준의 신학세계] “역사적 사실과 해석의 진실” - 장공 김재준에 대한 친일 논의를 반박함 - 연규홍 (0) | 2021.06.10 |
---|---|
[장공 김재준의 신학세계] “근본주의와 독재에 맞선 예언자적 양심 ‘김재준’” - 천사무엘 (0) | 2021.06.09 |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제22권] 제1부. 제3장. 국내진공작전과 봉오동전투 (0) | 2021.05.31 |
[한국신학의 광맥] “김재준과 진보주의 신학” (231-262) (0) | 2021.05.21 |
[한국신학의 광맥] “한국신학의 삼대 초석” (165-175) - 박형룡, 김재준, 정경옥 (0) | 2021.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