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金在俊, 1901-1987)에 있어서 목회자의 사회윤리적 정체성 – 임걸
출처 : 신학사상 127집 (2004년 겨울)
김재준은 한국교회가 낳은 가장 뛰어난 목회자 중에 한 사람이다. 그는 복음이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정치적 영역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고 실천한 목회자였다. 많은 사람들은 김재준이 평생동안 변절하지 않고 목회자로서 자기의 믿음과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것에 놀라운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 점에서 그는 많은 목회자들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95)
세 가지 유형으로 된 목회자의 모델... 1) 불의한 사회에 대한 개혁자, 2) 청빈한 사람으로서 목회자, 3) 시인으로서 목회자의 모델... (96)
1. 한국사회의 목회자 김재준
김재준은 한국교회의 목사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종교의 계층을 뛰어넘어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목표와 과제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깊은 영향력과 지도력을 남긴 한국사회 전체의 목사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를 ‘한국민족의 목회자’라고 불러도 과장된 표현은 아니다. (96)
그는 선교사에 대해 의존적이고 고루한 교회전통에 안주하려는 한국교회를 끊임없이 깨운 사람이다. (97)
“교회는 흘러야 한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교회가 ‘나는 완전하다’, ‘나는 더 개혁할 필요가 없다’, ‘정통신학이면 그만이 아니냐’하는 순간, 익은 실과 같이 꼭지가 물러 땅에 떨어져 썩는다. 나는 이 고정(固定)과 안일과 도피의 조개껍질 속에 도사린 한국교회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혁명’이다. 말이 너무 거세대서 ‘혁신’이라고 바꾼 것뿐이다. 혁명을 위한 전투였다.” (97)
김재준이 자기를 말할 때 억지로 신학자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교사로서 목사”, 무엇보다도 목사로 자기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다. 그의 활동을 보고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는 교회의 장에서만 활동한 목사가 아니라, 한국 전체 사회를 위해서 활동한 ‘한국사회의 목사’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98)
2. 한국교회 목회자의 모습에 대한 김재준의 비판
교회 목회자에 대한 비판 중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목회자와 돈, 곧 목회자의 경제윤리이다... 김재준에 의하면 목회자는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하여만”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하나님은 목회자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때문이다. (99)
둘째, 김재준이 비판하고 있는 목사 유형은 ‘명예욕’에 사로잡힌 목회자이다. 명예욕에 사로잡힌 목사는 정치적 목사가 된다... 김재준에 의하면 정치적 목회자가 얻은 교회적 지위는 그것을 소유한 사람에게 오히려 함정이 된다. (99-100)
셋째, 초기 김재준이 비판하고 있는 ‘직업적인 목회자’이다. 김재준이 말하는 ‘직업적’이라는 말은 목회자가 처음에 가졌던 성령의 감동과 감사가 없이 교회의 모든 일을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목사가 됨을 의미한다... ‘직업적 열심’... 1) 교회생활의 영적인 면보다는 교회기관을 늘린다든지, 큰 행사를 치른다든지 외적인 일에 더 열심을 낸다. 그러나 이들 열심의 목적이란 영혼구원에 있지 않고 상업적인 욕심에서 하는 ‘상업적인 일’과 같다. 2) 그들은 회개하며 자기의 전 존재를 바치려는 소수에 관심이 없고, 자기 자신이 믿고 있는 인간적인 ‘고정된 방법과 제도’에 맞지 않을 경우 ‘정통교리의 수호’, ‘이단박멸’ 등을 내세워 배타적이고 호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심하게 억압한다. 3) 결국 그들은 그들의 직업을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지상의 상대적인 제도와 방법을 하나님의 법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4) 김재준에 의하면 ‘직업적 열심’의 종착점은 필연적으로 교인 빼앗기, 교세확장, 싸움과 분쟁이다. 무엇보다도 직업적 목회자들의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이 머무는 성별된 성소”이며 생명공동체인 교회를 자기가 유명해지기 위한 “출세의 이용물”로 만들어서 “유명”해지는 것이다. 김재준은 유명한(?) 그리고 유명해지기를 원하는 우리 목회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성령의 이름으로 최면술을 팔아먹고, 하나님 말씀을 상품처럼 다루며, 피로 증거되는 ‘십자가의 도’를 교리의 허수아비, 노리개깜, 완가의 유행품 심지어는 협잡의 도구로까지 써먹는 적그리스도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교회를 무슨 상사회사 지점이나 하듯이 불경건한 동기로 경영하려는 사람들은 없는가?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인간들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감히 머리를 들어 한마디 변명도 못할 죄인들이다. 하나님 앞에 선 인간이란 ‘무’이다. 그런 인간을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은혜로 건져주셔서 오늘 우리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유명’할 수 있겠는가?” (100-101)
넷째, 김재준이 교회 목회자를 비판하고 있는 것은 목회자의 ‘비인간적 존재’된 모습이다. 김재준이 말하는 ‘비인간적 존재’화란... 1) ‘권위주의’로 나타난다. 김재준에 의하면 목사의 권위는 하나님이 높여주시는 내적인 권위를 소유하게 되는데 반하여, 한국의 목사들은 권위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한 “유교의 도학자적인 모습을” 무의식 속에 가지고 있고 그것이 겉으로 나타난다. 유교적이며 권위적인 목회자는 자신이 섬기는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라 섬김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할 고위층으로 스스로 여긴다. 권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목회자는 스스로를 승려, 제관과 같은 범주에 집어넣으면서 오히려 그보다 더 뛰어난 신적 권위를 가진 “특권적인 직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재준은 “목사가 목사의 위신을 세운다는 의미에서 ‘거룩한 체’, ‘점잖은 체’” 등의 인간적이며 교권적인 권위를 내세우는 “체”에 집착하는 한 목회자에게서 점점 인간적인 면은 상실될 것이라 비판한다... 2) ‘율법주의’에서 나타난다. 한국의 목회자들은 대체로 유교의 계율을 지키듯 복음을 율법화하여 음주와 흡연문제처럼, 상대적인 규례를 절대적이고 복음적인 진리로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과 교인들을 복음의 자유인이 아닌 “율법적인 노예인”으로 만들고 있다. 심지어 한국의 목회자는 상대적이고 지엽적인 교파윤리에 대한 준수를 기독교 신앙생활의 본질적이며, 절대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일반 신도들이 그것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 교회를 떠나게 만들고 있다... 김재준은 예수가 바로 율법학자나 제사장이나 바리새파 사람들이 목숨처럼 고수하려고 했으나, 사실은 사람을 ‘비인간적 존재’로 만드는 그 율법주의를 부수기 위해 싸웠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3) 종교적으로 ‘강요된 위선과 형식주의’에서 나타난다. 김재준은 이러한 목회자의 모습을 “바리새적 경향”이라고 말한다. 이 바래새적 경향의 특징은 ‘성과 속의 구별’이고 ‘세상에 대한 교만’이다. 곧 그들은 ‘세상은 더럽기 때문에 교회 목회자는 세상에 섞일 수 없다. 세상에 세상의 현실을 죄인들만의 세계’라고 경멸한다. 또한 이 ‘바리새적 경향’은 엄숙주의로 나타난다. 김재준이 비판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엄숙주의란 신앙의 지엽적인 문제들 곧 술 한잔 입에 대지 않고 담배 한 모금 피우지 않는 것, 우상숭배라고 부모 제사도 죄악시하는 것, 세속 노래를 부르는 것과 춤추는 것도 금기시하며, 성은 중성적이어야 하며, 절대적 주일성수, 십일조 생활 등을 지키는 것을 절대적이며 신앙적 가치로 여기는 위선이다. 이 위선적 엄숙주의 전통이 교회의 목회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목사는 일반 생활에서도 윤리적으로 일반 교인들의 모범이 되어야 하며 신앙적으로도 모범이 되어야 하며 점잖음에도 목사다워야 하고, 일반 사람들에게 존경받아야 하며, 말과 행동에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종교적 압박이다. 김재준에 의하면 이 엄숙주의 밑에서 목사는 종교적으로 경직되어서 “목사 냄새”를 풍기지만 “인간 향기”는, 더욱이 예수의 향기는 풍기지 못하는 불쌍한 종교적 틀에 박힌 ‘위선적인 인간’ 곧 비인간화 되어버린다. (101-103)
김재준은 잘못된 ‘바리새 경향’이 만든 목사의 “비인간화” 현상을 종교적인 “위선과 형식주의가 인간의 진실성을 경화시켜 인간을 가면화”시킨 것이라고 규정한다... 김재준은 종교적으로 ‘가면화’되어 인간미의 아름다움과 열린 마음을 찾아볼 수 없는 ‘비인간적 존재’로 살아가는 한국교회 목회자의 모습이 가장 불쌍한 면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103-104)
3. 김재준이 이해하는 목회직의 본질과 목회자의 모형
1) 교회의 여러 직분 중에 하나인 목회직
김재준은 1947년 “교역자의 심정”이란 글에서 목회자의 특수성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목회자를 정의한다. “교역자란 교회의 일꾼이며 이 세상에 있어서의 하나님 나라 관원이다. 그는 성예를 집행하는 데 있어서 ‘제사장’이며 하나님의 분부를 선포하는 점에 있어서 ‘예언자’이며 치이(治理)하는 점에 있어서 ‘왕’이며 사랑으로 수고하는 점에서 ‘목자’다. 그는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 종이며 하늘나라 열쇠를 맡은 데 있어서는 왕중왕의 대사다.” (104)
후기 김재준의 목회자의 정의를 보면 목회직의 특수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성서적이지만 평등적인 관점에서 정의를 내리고 또한 수평적인 목회자와 평신도와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다. 그는 목회직의 특수성이 아닌 교회에서 봉사하는 여러 직책 중의 하나인 것을 강조하면서 “교직자란 것은 전적으로 조직교회에(서) 봉사하는 직책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104)
목회자와 평신도와의 차이점은 1) 목회자는 조직교회를 전적으로(시간적으로) 또한 전문적으로 섬기는 반면에 평신도는 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서 그리고 비전문적으로 조직교회를 섬기는 사람이다. 2) 목회자가 ‘모인 교회’를 섬기는 사람이라면, 평신도는 각기 생활의 장에서 ‘흩어진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이다. (105)
김재준은 교직자를 ‘그리스도의 대행자’로 여기면서 평신도와 근본적으로 구별하는 가톨릭의 직분 이해를 거부한다... 또한 김재준은 목회자를 종교적으로 또한 윤리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모범자’로 여기는 청교도의 목회자 이해를 거부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목회자 이해에서는 가톨릭 교회에서처럼 약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목회자를 위선자로 만들게 되어 또한 그를 ‘비인간화’ 시키는 직제이해이기 때문이다. (105)
김재준에 의하면 목회자의 직분이란 모든 평신도들에게 똑같이 나눠주신 특별한 은사들 가운데 하나인 독특한 사역을 맡은 “분업적인 직책자일 뿐이며 그리스도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개혁교회 입장을 따른다. (105)
그러면 김재준이 생각하는 목회자 직분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 그는 교회의 사도들처럼 “고난과 재해와 수고”를 감당해야 한다. 또한 그는 먼저 스스로가 “선교와 예배에서 봉사실천”해야 하며 동시에 교회의 지체들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그 사명을 다하도록 모든 필요한 “영적인 지식과 장비와 훈련”을 제공하는 데 있다. (105-106)
2) 불의한 사회에 대한 사회개혁자로서 목회자
김재준이 강조하는 목회자의 모형은 부정의한 사회 속에서 ‘사회개혁자’로서 목회자다. 이러한 사회참여 목회자 모형은 이미 초기 김재준의 목사관에 잘 나타나 있고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심화된다. (106)
목회자가 목회직을 떠나 정치와 경제계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그것을 “하나님께 대한 불충”이거나 “모반”이라고 말하는데, 김재준에 의하면 그렇게 목회자의 과제를 “규격화”해서 획일적으로 말할 수 없고 다만 목회자의 과제란 각 시대의 상황과 그 시대의 요청에 따라서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 말한다. (106-107)
목회자가 교회라는 목회의 장을 떠나도 새로운 일터에서 그는 목사가 되어야 한다. 김재준은 목회자의 직접적인 사회정치 참여에 대해서 전형적인 ‘목회자 정체성 불변론’과 ‘일시적 목회영역 변화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윤리적인 입장서 수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을 1947년 “교역자의 심정‘이라는 초기 김재준의 글에서 이미 읽을 수 있다. (107)
목회자가 부정의한 사회 속에서 ‘사회개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 1) 첫째 목회자가 ‘사회개혁자’라면 개인적 차원의 선교전략이 아닌, ‘전체 사회정치경제적 차원’의 사회선교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김재준은 이것을 “복음의 사회화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복음의 사회화 프로그램이란 사회악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의 변경 또는 정의롭고 새로운 사회구조의 복음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2) 둘째, 목회자는 작은 교회일지라도 교회의 장에서 구체적으로 “교인의 대사회봉사에 대한 사명의식과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안 제시 및 훈련”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108)
개교회의 목회자는 목회에서 개인과 교회의 영역을 뛰어넘어 언제나 사회, 경제, 정치적 차원, 세계적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개혁자’로서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그것이 현대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이루어야 할 핵심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109)
3) 청빈한 사람으로서 목회자
이것은 김재준이 말하는 목회자의 정체성 중에서 개인 경제윤리에 속한다. (109)
목회자로서 김재준이 추구한 무소유한 삶은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무소유가 역설적이게도 ‘소유로부터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다. (111)
김재준이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경제윤리는 두 가지다. 첫째 목회자는 물질의 소유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물질은 또 다른 ‘신’이기 때문이다. 김재준이 제시하는 첫째 경제윤리는 성서적인 경제윤리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김재준이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경제윤리는 ‘물질을 주인이 아닌 철저하게 도구로 이용하라’이다. (111)
4) ‘시인’으로서 목회자
김재준의 말년에 ‘시인으로서 목사’라는 목회자에 대한 정체성의 이해와 규정은 독특한 그만의 주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113)
김재준에 의하면 예수는 “시혼(詩魂)이 가슴에서 ‘샘’처럼 넘쳐 흐르는 분”이었다. (113-114)
목사가 시인에게서 배울 정체성은 첫째, “결코 자기를 속이지 못한다”에 나타난 것처럼, 진실성이다. 둘째, “시에는 타산이 없다”에서 나타난 것처럼, ‘계산 없는 순수성’이다. 셋째, 예수처럼 “시혼이 가슴에서 넘쳐흐르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말에 의하면 목사란 어떠한 상황일지라도 하나님이 창조한 아름다운 세계에 대해서 감동하고 찬양할 수 있는 ‘하나님과 하나님이 만든 아름다움에 대한 무한한 영적인 감수성과 표현성’을 가진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114)
예술가로서 목회자는 복음을 종교 형식의 껍질로 전락시켜 버릴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종교적 형식주의와 권위주의’ 그리고 종교적 계율과 전통에서 종교예식의 노예로 전락시키지 않고, 하나님이 처음 우리에게 주신 인간다움 곧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지 않는 정체성을 갖게된다. (114)
김재준이 ‘예술가로서 목회자’라고 목회자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은 부정의한 현실 속에서 고달프게 투쟁해야만 하는 목회자일지라도 근본적으로 목회자란 사회 고발자, 사회정치적 투쟁자가 아닌,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긍정함으로써,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 자체를 깊이 사랑하고 즐기는 ‘여유로움의 존재’라는 것을 밝히려는 의도라고 이해할 수 있다. (115)
4. 김재준의 목회윤리의 지속원리 : 성령과 그리스도 안에서
김재준은 자신이 설정한 목회자의 길을 벗어나지 않았다.... 김재준의 목회윤리를 평생 흔들리지 않고 지속하게 만든 요소... 첫째로 ‘성령 안에서의 원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김재준의 목회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요소는 “화산처럼 솟구쳐 오르던 그 형언할 수 없는 영의 기쁨”인 성령체험이었고 그 성령체험에서 경험한 기쁨을 자기의 영혼 내부에서 평생동안 꺼지지 않도록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시킨 것이었다... 둘째로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의 원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115-117)
유동식도 김재준이 목사로서 일생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역사적인 관심이나 문화적인 관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1) 첫째로 김재준이 받은 ‘유교적 배경’이고 2) 둘재로는 그의 회심때 겪었던 ‘성령체험’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17)
5. 김재준의 목회윤리의 전망 : 세계적 비전을 가진 교회전문가로서 목회자 양성
김재준이 꿈꾸던 것 중에 하나가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교회전문가로서 목회자를 교육시키는 것이었다. (118)
한국교회의 과제 중 하나는 ‘목회자의 계속교육’을 넘어서서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교회전문가’인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119)
한국교회는 개교회 차원이 아닌 총회 차원에서 수준 높은 ‘목회자 계속발전교육’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부담하여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122)
세계적인 차원에서 세계 교회와 신학과 신앙운동, 그리고 실천적인 활동을 종합적으로 소개함으로써 각 교회 목회자들의 교회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하며 또한 일반 경제, 사회, 정치, 과학 그리고 예술에 정통한 기독인 전문가를 통하여 심화된 사회, 정치, 과학, 문화현실을 파악하여 시대를 뛰어넘는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각 분야별로 사회지도자적인 목회자를 육성해야 한다. (122-123)
김재준에게 있어서 신학사상의 기본적 사고의 틀은 혁신(inovation)과 통합(integration)dlek. 그는 한국교회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자기 변화를 해야만 죽지 않는다고 믿었다. 평생 그는 종교개혁의 원리인 혁신을 추구했다. 동시에 그는 교회가 사회와 분리되지 않고, 기독교교육이 일반교육과 분리되지 않고, 일반학문과 신학이 분리되지 않고, 교회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는 그리스도교와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재준에 의하면 목회자는 아무리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을지라도 정치, 문화, 사회, 경제 등과 교회 내적인 문제에서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교회전문가’이다. 우리 목회자가 살 수 있는 길은 쉬지 않고 자기를 영적으로 사회, 정치, 문화, 학문적으로 우리 자신을 발전시키는 길뿐이다. (124)
필자의 생각에 의하면 한국교회가 영적인 분야 곧 목회 분야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지역사회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하고 공헌할 수 있는 길 중에 하나는 15-16만 명 되는 귀중한 인적자원인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정신적 그리고 영적 자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데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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