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걸(연세대 교수 / 조직신학)
『신학사상 127』(2004), 9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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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김재준이 평생동안 변절하지 않고 목회자로서 자기의 믿음과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했다는 것에 놀라운 평가를 내리고 있다.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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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이 생각하고 제시하는 목회자의 윤리적, 사회적 정체성 탐구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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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한 사회에 대한 개혁자, 청빈한 사람으로서의 목회자, 시인으로서의 목회자 (96)
1. 한국사회의 목회자 김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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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한국교회의 목사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종교의 계층을 뛰어넘어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목표와 과제를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깊은 영향력과 지도력을 남긴 한국사회 전체의 목사였다... ‘한국민족의 목회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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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을 ‘민족 목회자’로 이해하는 유동식의 해석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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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흘러야 한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교회가 ‘나는 완전하다’, ‘나는 더 개혁할 필요가 없다’, ‘정통신학이면 그만이 아니냐’ 하는 순간, 익은 실과 같이 꼭지가 물러 땅에 떨어져 썩는다. 나는 이 고정(固定)과 안일과 도피의 조개껍질 속에 도사린 한국교회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혁명’이다 말이 너무 거세대서 ‘혁신’이라고 바꾼 것뿐이다. 혁명을 위한 전투였다.”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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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활동을 보고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는 교회의 장에서만 활동한 목사가 아니라, 한국 전체 사회를 위해서 활동한 ‘한국사회의 목사’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98)
2. 한국교회 목회자의 모습에 대한 김재준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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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의 목회자 비판... 1) 목회자의 경제윤리 비판... 2) 목회자의 ‘명예욕’ 비판... 3) ‘직업적인 목회자’에 대한 비판... 4) 목회자의 ‘비인간적 존재’된 모습 비판(권위주의, 율법주의, 강요된 위선과 형식주의 – 바리새적 경향) (99-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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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 열심”으로 목회하는 사람들의 특징... 1) 교회생활의 영적인 면보다는 교회기관을 늘린다든지, 큰 행사를 치른다든지 외적인 일에 더 열심을 낸다. 열심의 목적이 영혼구원에 있지 않고 상업적인 욕심에서 하는 ‘상업적인 일’과 같다.... 2) 회개하며 자기의 전 존재를 바치려는 소수에 관심이 없고, 자기 자신이 믿고 있는 인간적인 ‘고정된 방법과 제도’에 맞지 않을 경우 ‘정통교리의 수호’, ‘이단박멸’ 등을 내세워 배타적이고 호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심하게 억압한다.... 3) 그들의 직업을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지상의 상대적인 제도와 방법을 하나님의 법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4) ‘직업적 열심’의 종착점은 필연적으로 교인 빼앗기, 교세확장, 싸움과 분쟁이다.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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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위선과 형식주의 : 바리새적 경향... ‘성과 속의 구별’, ‘세상에 대한 교만’... 엄숙주의로 나타난다... 김재준이 비판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엄숙주의란 신앙의 지엽적인 문제 곧 술 한잔 입에 대지 않고 담배 한 모금 피우지 않는 것, 우상숭배라고 부모 제사도 죄악시하는 것, 세속 노래를 부르는 것과 춤추는 것도 금기시하며 성은 중성적이어야 하며, 절대적 주일성수, 십일조 생활 등을 지키는 것을 절대적이며 신앙적 가치로 여기는 위선이다. (102-103)
3. 김재준이 이해하는 목회직의 본질과 목회자의 모형
1) 교회의 여러 직분 중에 하나인 목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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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김재준... 1947년... “교역자란 교회의 일꾼이며 이 세상에 있어서의 하나님 나라 관원이다. 그는 성예(聖禮)를 집행(執行)하는 데 있어서 ‘제사장’이며 하나님의 분부를 선포하는 점에서 ‘예언자’이며 치이(治里)하는 점에 있어서 ‘왕’이며 사랑으로 수고하는 점에 있어서 ‘목자’다. 그는 하나님과 사람을 섬기는 종이며 하늘나라 열쇠를 맡은 데 있어서는 왕중왕의 대사이다.”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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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김재준... 목회직의 특수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성서적이지만 평등적인 관점에서 정의를 내리고 또한 수평적인 목회자와 평신도와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다... “교직자란 것은 전적으로 조직교회에[서] 봉사하는 직책을 맡은 사람을 말한다”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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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평신도와의 차이점은 1) 목회자는 조직교회를 전적으로(시간적으로) 또한 전문적으로 섬기는 사람인 반면에 평신도는 부분의 시간을 할애해서 그리고 비전문적으로 조직교회를 섬기는 사람이다. 2) 목회자가 ‘모인 교회’를 섬기는 사람이라면, 평신도는 각기 생활의 장에서 ‘흩어진 교회’를 섬기는 사람들이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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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교직자를 ‘그리스도의 대행자’로 여기면서 평신도와 근본적으로 구별하는 가톨릭의 직분 이해를 거부한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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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목회자를 종교적으로 또한 윤리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모범자’로 여기는 청교도의 목회자 이해를 거부한다... 목회자를 위선자로 만들기 때문이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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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에 의하면 목회자의 직분이란 모든 평신도들에게 똑같이 나눠주신 특별한 은사들 가운데 하나인 독특한 사역을 맡은 “분업적인 직책자일 뿐이며 그리스도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개혁교회 입장을 따른다.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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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이 생각하는 목회자 직분만의 특별함... 교회의 사도들처럼 “고난과 재해와 수고”를 감당해야 한다. 먼저 스스로가 “선교와 예배에서 봉사실천”해야 하며 동시에 교회의 지체들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그 사명을 다하도록 모든 필요한 “영적인 지식과 장비와 훈련”을 제공하는 데 있다. (105-106)
2) 불의한 사회에 대한 사회개혁자로서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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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에 의하면 목회자의 목회 영역은 교회에서 개개인의 영혼을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체”가 목회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국가와 사회”도 목회자의 목회 영역이 되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목회자는 사회와 정치에도, 세속적인 공간에도 그리스도를 보여 주는 개혁자다.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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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가 정치와 경제계에 들어가는 것... 각 시대의 상황과 그 시대의 요청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회자의 기본적이고 전적인 목회의 영역은 교회이다.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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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목회자의 직접적인 사회정치 참여에 대해서 전형적인 ‘목회자 정체성 불변론’과 ‘일시적 목회영역 변화론’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윤리적인 입장에서 수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을 “교역자의 심정”이라는 초기 김재준의 글에서 읽을 수 있다.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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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사회화 프로그램” - 사회악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의 변경 또는 정의롭고 새로운 사회구조의 복음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 김재준, “차세와 내세” (108)
3) 청빈한 사람으로서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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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완전한 무소유의 삶은 아니지만 ‘청빈’ 곧 ‘무소유적인 삶’ 또는 ‘자발적 가난’이 목회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었다.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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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복음을 받아들인 20대 초반에 이미 최고 이상적인 그리스도인의 모형을 톨스토이, 특히 성 프랜시스에서 찾았고 목회자의 경제윤리면에서 볼 때 평생 자기가 추구할 목회자의 모형으로 삼고 있다.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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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이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경제윤리 : 1) 목회자는 물질의 소유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물질은 또 다른 ‘신’이기 때문이다. 2) ‘물질을 주인이 아닌 철저하게 도구로 이용하라’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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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의 목회윤리 중에서 가장 김재준 본인 자신이 철저하고 치열하게 지켰던 것이 ‘사회개혁자로서 목회자’와 ‘청빈한 사람으로서 목회자’라고 말할 수 있다. (112)
4) ‘시인’으로서 목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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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서 목사’라는 목회자에 대한 정체성의 이해와 규정은 독특한 그만의 주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목사의 심정”(1981년)... 김재준에 의하면 예수는 “시혼(詩魂)이 가슴에서 ‘샘’처럼 넘쳐흐르는 분”이었다. (1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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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시인에게서 배울 정체성... 1) 진실성, 2) 계산 없는 순수성, 3) 하나님과 하나님이 만든 아름다움에 대한 무한한 영적인 감수성과 표현성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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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서 목회자는 복음을 종교 형식의 껍질로 전락시켜 버릴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종교적 형식주의와 권위주의’ 그리고 종교적 계율과 전통에서 종교예식의 노예로 전락시키지 않고, 하나님이 처음 우리에게 주신 인간다움 곧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지 않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114)
4. 김재준 목회윤리의 지속원리 : 성령과 그리스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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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의 목회윤리를 평생 흔들리지 않고 지속하게 만든 요소는 그의 저술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것은 1) ‘성령 안에서의 원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성령체험... 2) ‘그리스도와 함께의 원리’ (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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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식도 김재준이 목사로서 일생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1) 김재준이 받은 ‘유교적 배경’이고, 2) 회심때 겪었던 ‘성령체험’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17)
5. 김재준의 목회윤리의 전망 : 세계적인 비전을 가진 교회전문가로서 목회자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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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개혁하는 교회”라는 개신교 종교개혁 원리는 다른 말이 아닌 바로 목회자의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계발과 또한 그것이 가능하도록 돕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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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이 당시 선교사들의 교육을 비판하면서 세계적인 목회자 양성을 교육 목표로 정했듯이...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 중에 하나는 ‘목회자 계속교육’을 넘어서서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교회전문가’인 목회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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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는 교회의 전 분야에 대한 전체적 책임을 지고 모든 지적, 영적, 육체적인 자기 능력을 집중해야만 하는 교회의 전문가다. 따라서 교회의 전문 사역자인 목회자의 윤리적, 문화적, 지적, 영적 자질이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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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학교육에서 목회자 계속교육의 문제점은 신학대학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상응하는 목회자의 자질을 높이는 데 있지 않고 ‘학위장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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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학대학들이 획기적인 신학교육의 변화와 개혁을 통해서 지적으로 영적으로 우수한 목회자를 양성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단지 진부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신학교육을 습관적으로 그리고 형식적으로 개설하고 있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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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은 충전을 못하고 계속해서 ‘방전’만 하고 있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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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개교회 차원이 아닌 총회 차원에서 수준 높은 ‘목회자 계속발전교육’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부담하여 중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교육비 부담 최소화...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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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다양한 각 지역교회와 특수 목회지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에게 인적 확장이라는 획일화된 교회 성장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사적으로 또한 세계교회적으로 다양한 아름답고 심화된 그리스도 신앙공동체의 모습을 나타내도록 소개할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이 처한 한국이라는 다양한 공동체 상황에서 그들 신앙의 모습대로 발전하도록 돕고 격려해야 한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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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에게 있어서 신학사상의 기본적인 사고의 틀은 혁신(inovation)과 통합(integration)이다. 그는 한국교회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자기 변화를 해야만 죽지 않는다고 믿었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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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에 의하면 목회자는 아무리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을지라도 정치, 문화, 사회, 경제 등과 교회 내적인 문제에서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교회 전문가’이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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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준은 이미 1964년에 “혁신과 통합의 출발점”이라는 글에서 ‘세계적인 식견을 가진 교회전문가 집단 육성’을 위한 세계적인 목회자 교육이 한국교회를 살리는 길임을 예언하고 있다.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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