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운동의 역사 제1권] 제2장 : 한말의 구국운동

[한국독립운동의 역사 제1권] 한국독립운동의 이념과 방략 - 조동걸(趙東杰)

 

제2장 : 한말의 구국운동

 

[제1절] 의병전쟁의 전개

 

• 구한말 의병항쟁을 의병전쟁이라고 이름하는 것도 민족의 군대로서 항쟁했다는 데에 이유가 있는 것이다. (21)
• 한말 의병전쟁은 1894년 갑오왜란에 항거하여 일어난 후 3ㆍ1운동 직전인 1918년까지 계속... (21)

위정

1. 굳이 ‘전쟁’이라 하는 이유

 

• 1904년 한일의정서가 체결되면서 대한제국의 국왕과 정부는 민족의 의사를 대변할 처지에 있지 못하였다... 그럴 때 민족의 의사를 결정하는 것은 제도권의 형식적 당국자가 아니라 민족 그 자체인 것이다. (22-23)
• 민족운동의 주류의지와 행동양식을 민족의 대변자로 보아야 한다... 필자는 일제 침략에 항거한 의병운동이 민족운동의 주류를 형성했고 의병의 의지가 민족적 양심과 의지를 대변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의병운동을 민족의지를 표현한 성격의 호칭인 의병전쟁이라고 한 것이다. (23)
•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된 때부터는 민족해방운동을 상위개념으로... 구한말 민족운동에서 계몽운동보다 의병전쟁이 민족이 중심이념이었고 민족운동의 주류의지였다고 이해되는 것이다. (24)

 

2. 의병전쟁사의 시기구분 문제

 

• 2시기 구분 : 전기 - 1896년에 해산된 유림중심의 척사의병, 후기 - 을사늑약을 전후하여 봉기한 구국의병 (24-25)
• 3시기 구분 : 을미의병ㆍ을사의병ㆍ정미의병 / 전기ㆍ중기ㆍ후기로 나누는 것이 설득력을 가지고 확산되고 있다. 독립군 명칭의 문제... (25)
• 4시기 구분 : 후기 의병을 1919년 9ㆍ10월의 일제의 이른바 남한대토벌작전을 기준하여 다시 분기... 남한대토벌작전을 전후하여 의병이 해외로 이동하여 독립군으로 전환해간 시기를 ‘전환기의병’이라 이름... (25-26)
• 5시기 구분 : 4시기의 1915년까지를 ‘전환기의병’이라 하고 잔여의병이 1919년 3ㆍ1운동까지 집으로 돌아가지도, 해외로 망명하지도 못한 채, 독립군으로 전환하지 않고 국내에서 의병방식으로 항전하고 있던 사실에 주목하여 말기 의병 시기를 설정한 경우이다. (26)
• 1910년 대한제국 멸망 이후의 의병을 독립군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주장... (26)
• 주체조건은 변하지 않았는데 객체조건만 보면 1910년 8월 29일까지는 의병이라고 하고 30일부터는 독립군으로 해야 한다는 극난 논리 발생... (26-27)

 

3. 이념상의 특징

 

• 위정척사... 정조 때부터 사용... 천주교를 배척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가운데 사용... 척사의 주체이념인 성리학... 위정척사사상은 조선초기에 원류를 두고 있다고 하겠다. (27)
• 위정척사의식은 일시에 형성되어 폭발한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 북벌론에서 구체화된 사상으로서 그후 실학의 북학론에 맞서, 또 동도서기론이나 개화론에 맞서 계승되어 오다가 폭발한 것이 일제침략에 항거한 전기의병이었다. 그들의 의식과 논리는 조선이 성리학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그러한 조선을 침략하는 일제에 항거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것이다. (28)
• 척사보다는 충군... 1894년 갑오왜란을 계기로 일어난 안동의 서상철의진이나 상원의 김원교의진은 척사를 전제하지 않고 충군 논리에 입각한 근왕병의 성격...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계기로 봉기한 강릉이 민용호의진, 진주의 노응규의진은 척사보다 충군의식이 앞섬... (29)
• 척사의병의 성격... 유인석의 호서의진과 기우만의 광산의진... 이항로와 기정진으로 이어진 학통에 연유... (29)
• 중기의병부터는 구국의병으로 발전하였다. 성리학자라고 해도 성리학이 존립할 국가가 위태로운 형편에 성리학을 위해서도 먼저 국가를 보전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중기의병의 경우에는 유림이라고 해도 최익현, 민종식, 정환직의 경우처럼 관료출신자가 주도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29-30)
• 중기의병은 1904년 2월 한일의정서를 계기로 일어난 의병에서 비롯... 허위ㆍ원용팔ㆍ정운경 등과 같이 유림일 경우도 없지 않으나 보다 더 많았던 것은 활빈당 등이 농민운동 조직이 의병으로 전환해간 경우... 활빈당이 의병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경우가 신돌석... (30)
• 후기의병은 1907년 7월의 광무황제 퇴위와 정미조약 그리고 8월의 군대해산 등의 망국 사태를 맞아 민족적인 규모의 의병봉기와 더불어 해산군이 의병전선에 대거 참전하면서 시작... 이강년ㆍ이인영ㆍ이석용처럼 전통 유림을 충군적 성향... 허위ㆍ민긍호처럼 충군적이지만 근대국가를 지향한 성향... 홍범도ㆍ김수민ㆍ연기우ㆍ지용기ㆍ안규홍처럼 평민의병이 추구하는 반봉건적 성향을 가진 경우... (31)
• 의병전쟁이 민족운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의 논리를 극복하고 새 정치이론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것이 한계였다. (31)
• 의병이 근대국가 이념을 확실히 갖추게 되는 것은 전환기의병에 이르러 해외에서 계몽주의와 함께 독립군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성취한 일이었다. (31)

 

4. 조직상의 특징

 

• 전통시대의 편성 방법... 지휘부는 유생이 맡았고, 병사는 대부분 농민... 무신이나 무과 출신자는 드물었다... (32)
• 향토성과 학통성에 따라 집결... (33)
• 을미의병은 농민조직이 새로 발생할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34)
• 후기의병의 조직상 특징은 다양하였다... 유림... 평민의진... 해산군인... 구성원도 신분과 직업이 다양해짐... (34-35)
• 후기의병부대는 소부대의 활동이 많아졌다... 의병전선이 민중화되고 있었다... (35)

 

5. 활동상의 특징

 

• 전기이병은 전투의병 외에 시위의병이 적지 않았다... 중기의병에서는 최익현ㆍ정용기ㆍ신돌석ㆍ민종식의진에서 나타나듯이 대부대 작전이 일반적이었다... 1907년부터의 후기의병에서는 의병전쟁이 더욱 활기를 띠웠다. 그것은 해산군인의 참전이 크게 작용한 까닭... 소부대에 의한 유격작전으로 변하였다. (36)
• 대부대 작전... 소부대의 유격전... (37)
• 1907년말부터 전개한 13도 연합의진의 서울진공작전은 비록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의병전쟁의 격조와 높은 수준을 웅변하고 있는 역사적 계획이었고 그의 실천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38)

 

6. 의병전쟁의 의의

 

• 1) 의병전쟁은 수천년 문화민족의 전통을 입증하였다... 문화적 근거에 기초한 이념적 항전... 의병은 사육신의 전통을 계승함으요 생육신의 전통은 자정론으로 이어졌다고 하겠다... 2) 잃었던 것은 인명과 재산이었지만 귀중한 정신적 유산을 얻었다. 그리하여 그 정신적 유산 위에서 독립운동이 꽃릴 수 있었던 것이다... 3) 독립군의 기초가 되었다... 계몽운동이 해외로 이동하면서 이념은 계몽주의가 갖는 근대주의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독립운동의 방략은 의병 노선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 그리하여 의병전쟁을 계승한 독립군의 독립전쟁이 독립운동 방략의 주류를 형성... 4) 의병전쟁이 진행되면서 민족의식이 부상해 갔다. 봉건적 범주를 탈피하면서 근대적 성격으로 발전해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도ㆍ충군ㆍ충국ㆍ충민으로 발전... 유생의 자기 변화와 농민의병의 참전에 의한 평민적 역할이 컸던 것... 5) 의병전쟁을 통하여 농민조직이 크게 발전... 6) 의병전쟁을 통하여 전민족이 반제국주의적인 항일이념을 과시... 7) 봉건성을 탈피하면서도 근대적 지도이념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한 한계... 7) 정치 파쟁에 편승하여 봉기한 의병, 잡범 방식의 의병... 의병전쟁의 역사적 위치를 폄하하는 경우... 그것은 의병전쟁의 주류현상이 아니며, 중심개념이 될 수 없다... (38-31)

 

[제2절] 계몽주의 사상구조

 

• 구한말 계몽주의... 담당한 추진주체는 시미적 지식인, 민족운동의 원류는 개화운동... (42)
• 급진개화파는 일본의 명치유신을, 온건개화파는 청의 양무운동을 배우는 정도... 서양에는 한 사람도 가보지 못한 채 일본이나 청을 통하여 개화하는 굴절개화의 한계조차 가지고 있었다. (43)
• 개화사상은 오리혀 갑신정변 후에 망명객이나 주 외국공사관 등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전달ㆍ정리되어 갔다. (43)
• 계몽주의는 종래의 개화운동이나 개화개혁운동을 계승한 개화근대사상을 기초로 성립되었다. 그때까지 서서히 전래해 오던 사회진화론이 1903년 양계초의 『음빙실문집』이 들어오면서 확산되고 있었는데, 때마침 러일전쟁을 보면서 그 사회진화론의 논리를 확신하고 수용하게 되었다. (44)
• 개화근대사상ㆍ사회진화론ㆍ국학민족주의로 구성된 계몽주의는 당시 망국사태에 임한 구국의 논리로 대두하였다. (44)

 

1. 개화근대사상

 

• 근대주의란 중세질서를 탈피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합리주의 논리를 말하는데 그 논리는, 개항과 더불어 근대주의가 선착한 구미문화를 유입함으로써 달성된다고 하는 서양화, 즉 문명개화의 이론으로 정착하였다. (45)
• 1904년에 이르러 개화사상은 정권과의 관계를 떠나 국민적 기반을 얻기 위한 계몽주의로 발전해 갔는데 그것은 당시의 정부가 국가를 부지할 힘을 상실했을 때 나타난 국민적 방략 또는 그의 논리로 제시된 것이다. (45)
• 개화론자의 문명개화론은 정권과의 유착이나 이론의 한계 탓으로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45-47)
• 문명개화론자의 근대사상에 비하여 계몽주의자의 것은 우선 담당주체에 대한 시각에서 주체적이요 국민적인 것에 접근했다고 할 수 있다. (48)
• 단재 신채호의 「독립신문」의 논설... 시종 사회진화론을 바탕으로 했고 초기에는 영웅론ㆍ국민정신혼ㆍ애국심 등에 대한 것이었고 후기에는 국학에 관한 어문이나 역사의식을 통한 민족주의 제창과 경제문제에 대한 논설이었다... (48)
• 1909년 「국민의 혼」이란 논설... 정신적 주체성 강조... 「대한매일신보」에 연재한 「독사신론」은 당시의 계몽주의 사학자들이 타율적 사안으로 쓰고 있던 역사 서술에 대한 경종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49-50)
• 초기 개화운동은 그의 담당주체가 ‘관민’으로 표현되었듯이 극히 제한적이었는데 계몽주의에서는 담당주체의 대중적 확산이 시도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50)
• 계몽주의의 근대사상을 단재의 논설을 통해서 볼 때 초기 개화론에서 갖는 물질개화 편중에 주체성의 한계와 국민적 시각의 오류를 극복하고 있었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한 극복을 통하여 공화주의 정치사상이 일어날 수 있었고, 이것이 또한 1907년 신민회가 결성되면서 전망되는 계몽주의의 좌파적 분화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파악되는 것이다. (52)
• 단재와는 달리, 당시 계몽주의자의 일반적 추세는 우파적이었고 그들은 1908년부터 제국주의 문명론을 더욱 강하게 부상시킨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52)

 

2. 사회진화론

 

• 계몽주의자의 근대주의가 개화파에 비하면 진보된 것... (53)
• 사회진화론은 1870년대 영국에서 시작하여 1900년을 전후로 전 세계에 풍미했는데 그것은 산업혁명 또는 자본주의의 진행과 더불어 특히 영ㆍ독ㆍ미와 동양 삼국의 극성이었다.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되면서 생물진화론의 파동이 일었는데, 그것을 스펜서가 인간사회에도 적용하여 자본주의적 적자생존을 중심한 자연도태론을 중심한 진화론을 제기하였다. (53)
• 자본주의적 모순을 합리화하려는 논리는 인종진화론에 의한 백인주의를 강화시켰고, 기독교적 종교진화론까지 파생시켜 제국주의의 비극을 극대화시켰다. (54)
• 사회진화론... 윤치호... 서재필... 유길준... 독립협회 활동기... 「독립신문」의 논조에 진화론의 논리나 생존경쟁이니 우승열패니 하는 용어가 상당히 소개됨... (54)
• 유길준의 『서유견문』... 복택유길의 『서양사정』을 대본으로 하여 자기 견문을 첨가한 내용인데 여기에 『경쟁론』을 특별히 소개하고 있다... 이것은 복택유길과 특히 미국의 진화론자로서 일본까지 영향을 준 모스의 사상을 전수한 내용이었다... (54-55)
• 사회진화론이 체계있게 전달된 것은 양계초의 『음빙실문집』이 들어온 뒤부터... 때마침 전국적으로 울흥하던 학교설립과 더불어 그 교재로 채택되었으니 그 속에 편집되어 있는 「신민설」ㆍ「시국」ㆍ「교육」ㆍ「학설」 등에 나타난 사회진화론이 시대지성 또는 구국논리로 전파되어 갔다. (55)
• 1904년 국민교육회부터 대한자강회ㆍ신민회ㆍ대한협회 등의 계몽주의 단체는 물론 거의 모든 계몽주의자가 개인적으로 사회진화론적 사고를 바탕으로 구국계몽을 제창하고 있었다. (55-56)
• 사회진화론적 사고는 계몽주의 전후기에 관계없이 일관되었다.... 국민교육회... 대한자강회... 신민회, 대한협회... (56-57)
• 장지연, 안창호, 박은식, 신채호, 윤효정, 최석하 등 거의 모든 계몽주의자가 진화론을 펴고 있었고 그들에 의해서 편집되던 「대한매일신보」나 「황성신문」에 진화론적 논설이 발표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사회진화론은 계몽주의를 특징 지우는 기초사상이었다. (58)
• 그러나 사회진화론은 제국주의 논리였다. 그중에도 자연도태사상은 참혹한 반인류적 논리였다. 열등한 인종은 지구상에서 없어진다는 공포에 전율케 하는 가증스런 이론이었다... 구국의 논리... 패배주의에 함몰... (58)
• 사회진화론... 이론적 사상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맹목적 신앙이 됨... (59)
• 경쟁의 발전동력으로서의 긍정적 측면은 외면... 도태의 필연적 운명을 믿게 됨... (59)
• 진화의 주체... 국가가 아닌 민족으로 보면... 독립운동가가 될 수 있는 진화론적 논리... 계몽주의 좌파적 특징... 양기탁, 신채호, 박은식... (대부분 계몽주의자가 진화의 주체인 국가가 없는 일제하에 변절한 경우... 진화를 당연한 진리로 믿었으므로 퇴화도 진리로 보았고 자기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59)

 

[제3절] 문화 민족주의

 

• 1907년 말부터 계몽주의가 좌우파로 분화될 때 우파는 대개 진화의 실체를 국가로 인식했고, 좌파는 민족으로 이해한 경향이었다. 국가로 이해했을 때는 국가의 자강론으로서 정치 경제의 이론만으로 족할는지 모르지만, 민족을 실체로 인식했을 때는 민족적 내재적 전통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다. (60)
• 단재는 “국가가 개시 민족정신으로 구성된 유기체”라고 하면서 국가는 민족정신에 의해서 만들어진 형상적 존재로 보았다... 국가보다 민족의 주체의식이 강하였다... (60)
• 민족은 혈통ㆍ국가ㆍ종교ㆍ어문ㆍ역사전통ㆍ생활풍속 등의 공통성으로 표상되고 있다... (61)

 

1. 어문민족주의

 

• 1904년부터 계몽운동이 일어나고 언론과 교육이 광범한 민족운동으로 전개되자 보다 많은 잡지와 교과서가 간행되었은데 그것은 거의 국한문으로 저술되었다. (62)
• 어문민족주의도 1908년에 이르러 운동조직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한말 계몽주의적 어문운동은 민족어 발전에 이바지한 바가 컸다. 그러나 구국운동의 차원에서 보면 때는 너무 늦었고 또 주도층도 국한된 범위여서 구국역량의 축적에는 한계를 면할 수 없었다. (63)

 

2. 역사민족주의

 

• 근대 한국민족주의의 과제는 중화적 세계주의에서 탈피하고 그의 잔영인 모화사상에서 독립하는 것이고, 이어 열강과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주체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근세사학 성립... (63)
• 한국의 근대사학은 조선 후기 실학사서가 시도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사찬사서가 출간된 것은 1902년 김택영의 『동사집략』부터인데 그 후에는 관찬사서를 탈피한 사서의 간행이 진행되어 1904년부터 부상한 계몽주의에 따라 많은 학교가 설립되고 각급학교에서 한국사 교육이 활발하게 실시된 그 수요에 따라 새로 간행된 사찬교과서가 공급되고 있었다. (63-64)
• 1902년의 『동사집략』부터 민족사학이 일제의 침략사학에 밀려 그 아성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임나일본부설 같은 것을 고증도 없이 수용함으로써 구국적 계몽주의의 결정적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65)
• 1908년 신채호의 『독사신론』이 나온 뒤에도 식민사학에 감염된 교과서는 각급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계몽운동에서 역사민족주의는 구국운동의 요구에 부응할 내용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66)

 

3. 종교민족주의

 

• 한말... 세계에서 유례없는 다종교국... 제국주의 침략에 대처해야 할 민족의 응집력을 필요로 했고... 한국적 종교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조성... (66)
• 동학... 1904년부터 일진회로 변신하여 반민족적 행각을 보임으로써 민족적 신망을 잃고 말았다... 박은식을 중심한 유림 일각에서 대동교를 제창한 바 있었으나 전통적 귀족성으로 말미암아 호응을 받지 못하였다. (67)
• 단군교의 탄생... 1909년... 나철, 오기호, 이기, 정훈모, 김인식 등 그 창시자들은 일본을 몇 번이나 여행한 계몽주의자로서 일본에서 신사를 육안으로 보고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 1909년 1월 15일에 단군교 창시... (67)
• 단군교의 제창은 민족주의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측면에서 환영을 받았다. 주시경이 단군교로 개종... 일제는 식민사학을 통하여 회유책의 일환으로 양국동조론으로써 일본의 시조신인 천조대신 동생의 아들 오십맹신이 곧 단군이라 했다... 1910년대에 더 많은 지사들이 단군교에 입교하여 교세를 발전시켜 갔다. 구국운동의 위치에서 보면 때가 너무 늦었다... (67-68)
• 계몽주의 구국단체는 많았으나 행동강령은 구호에 머물렀고 실천논리로 구체화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68)
• 한말 구국운동을 구조적으로 파악하는 데 의병전쟁과 계몽운동이 통합개념에서 이해되어야 하지만, 실제는 서로 대립되었는데, 그 이유가 적어도 이념적인 측면에서도 존재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69)
• 1907년 후반부터 계몽주의의 방략이 수정되면서 민족운동의 강경론이 대두하여 시민민족주의와 민중민족주의가 만나고 있던 현상을 별도로 주목해야 한다. (69)
• 1904년 국민교육회부터 계몽운동 조직이 등장... 1907년 정미조약 등에 이르러서는 좌파적 분화가 일어났다. 즉 정미조약 등을 망국사태로 인식한 계몽주의자들은 우선 일제의 식민사태와 융희황제의 무력한 군권 하에서는 종래와 같은 계몽운동이 구국의 실효를 거둘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공화주의를 표방하면서 지하조직인 신민회나 대동청년단을 결성하게 되었고 아울러 계몽운동의 방략도 의병전쟁의 방향으로 수정을 가하면서 독립군기지개척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때에 우파 계몽주의는 식민체제 속으로 함몰해 갔다고 하겠다. (69)
• 계몽주의자들의 민족적 위상은그들이 근거한 사회경제적 조건에서 연유한 바가 컸다. 그들은 거의 지주 자산가였다. 그러므로 체제를 전면 부정하면서 자신의 지주 기반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 의한 시민민족주의가 민중민족주의와 만날 수 없었던 것... (70)
• 계몽주의는 우선 적기를 상실한 반성이 요구된다... (70)
• 계몽주의의 담당주체였던 시민계층이 특히 지주의 경제 기반 위에 존재했기 때문에 근대상공업이나 근대 자본주의 또는 제국주의에 대한 논리적 이해가 부족하였다는 데에 있었다. 때문에 구국운동을 망국일 아침까지도 혁명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보여진다. (71)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말 계몽주의는 시민민족주의를 성장시키는 데에 공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