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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자료실]/[논문 정리]

“내한 선교사들은 정말로 오리엔탈리스트였나?” - 엘리자베스 쉐핑의 성육신적 인식론과 포스트오리엔탈리즘 - 한강희

by [수호천사] 202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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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희(2018). 내한 선교사들은 정말로 오리엔탈리스트였나?. 선교와 신학, 46, 46, 421-450.

 

I. 들어가는 말 : 선교사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재조명의 필요성

 

  • 1978년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의 저서 오리엔탈리즘의 출간은 탈식민주의 문학비평의 연구를 근현대 세계의 정치적, 경제적 현실과 접목시켜 기존의 비평의 영역을 확대시킴으로써 탈식민주의 이론으로의 획기적인 틀을 주조해 냈다. (423)

  • 발레리 케네디(Valerie Kennedy)는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담론이 과거 유럽의 제국주의 시기 서양의 타자에 대한 일방적인 재현과 제국적 수사학을 통해 물질적 지배는 물론이거니와 자신들의 정신적 존재의 정당성을 부여해 왔다는 연결성을 노골적으로 해체하는데 기여했음을 강조한다. (424)

  • 오리엔탈리즘 담론이 갖고 있는 속성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종종 서구 제국주의 공모자로 간주된 선교사들의 행위를 비판적으로 파헤치는 작업도 비껴가지 안았다. (424)

  • 선교사들의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론과 그들의 선교적 행위 모두를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수술대 위에 올려놓게 된 것이다... “문화 근대주의자에서 문화 제국주의자... 선교사들은 오리엔탈리스트였다는 것... (424-425)

  • 선교사들의 한국에 대한 오리엔탈리즘적 인식 틀이 고정화 된 것이 아닌 중층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며, 오리엔탈리즘적 인식에 대항하고 저항하는 포스트오리엔탈리즘적 인식론 역시 존재했음을 규명하고자 함... (426)

  • 선교사와 한국인의 경계를 허무는 선교적 육화”(肉化)를 발견하고자 함... 독일계 미국 선교사 엘리자베스 쉐핑(1880-1934, 한국명 서서평)... (426)

  • 인물사에 기초한 분석은 선교사 오리엔탈리즘과 선교 제국주의 담론의 획일적인 렌즈를 교정해 주고, 당시 맞닥뜨리는 선교현장에 대한 이해와 태도가 얼마나 복잡한가를 드러냄으로써, 선교행위가 함축하는 의미의 다양성과 중층성을 밝혀 준다. (426)

 

II. 오리엔탈리스트로 고발된 내한 선교사들

 

  •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을 서양이 동양에 관계하는 방식으로 서양()이 동양()에 대해서 가지는 태도, 관념, 이미지 혹은 특정한 서구적 스타일이라고 규정한다. (427)

  •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을 서양인의 경험 속에서 동양의 특수한 위치에 근거하여 관계하는 방식이며 이러한 목적은 동양을 지배하고, 재구성하며, 동양에 대해 권위를 갖기 위한 서양의 제국주의적 지배 담론으로 규정한다. (428)

  • 사이드식 오리엔탈리즘 이해는 서구 내한 선교사들의 한국()에 대한 선교 행위와 태도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하게 했다. 이향순은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개념을 근거로 내한 선교사들을 오리엔탈리스트로 고발한 대표적인 연구가다. (428)

  • 이향순, “미국 선교사들의 오리엔탈리즘과 제죽주의적 확장이라는 논문에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내한한 미국 선교사들의 오리엔탈리즘적 한국인식과 이러한 인식의 제국주의적 실천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428)

  • 이길상도 유사한 관점에서 미국 제국주의 팽창과 패권의 확장에 있어서 선교사들이 어떻게 제국주의자로서 훌륭하게 기여했는가를 주장... 선교사 및 선교행정가들에 의해서 구축된 한국에 대한 인식론적 담론은 주로 한국인과 한국의 열등성과 미개성 그리고 저개발 상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독립유보 정책으로 고착화하는 결과를 야기했음을 주장... 내한 선교사들이 우월성 콤플렉스에 빠져 있었으며, 이에 근거해 한국인과 한국을 이해한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스트였다고 고발... (429)

  • 류대영은... 내한 선교사 특히 미국 출신의 선교사들이 견지한 타자로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그들의 미국 중산층 문화에 기인하고 있음을 추적... 미국 문명의 승리주의와 문명화적 사명과 같은 시대정신과 호흡... (429-430)

  • 선교 구내’(mission compound)... 선교사들은 이 공간을 통해서 한국 사람과 더불어 같이 살면서가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부터 분리된 자기들만의 세계 속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려 하였다. (430)

 

III. 엘리자베스 쉐핑의 성육신적 선교와 타자 인식

 

  • 임희모와 임희국... 내한 선교사들을 통해서 나타난 선교지 인식과 관련해서 성육신적 선교의 차원을 조명... “성육신적 선교는 하나님께서 인간 구속을 위해 직접 인간의 몸으로 들어오셔서, 인간과 인간의 삶에 완전히 동일화 하신 것처럼, 선교사들 역시 특정한 시공간의 선교지에 들어와 토착인들의 삶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인식에 토대를 둔다. (431)

  • 성육신적 선교는 선교지를 열등하고 지배해야 한다는 우월주의나 자문화중심주의가 아닌, 타자로서의 토착민을 수용하고 포용하며, 그들의 타자성을 긍정하고 환대하는 인식을 지향한다. (432)

  • 쉐핑이 한국인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선교 사역을 실천했는가?” (432)

  • 과연 한국인들은 쉐핑을 어떻게 인식했는가?” (432)

  •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에서 파송된 쉐핑은 1912년 내한하여 1934년 전남 광주의 선교지에서 죽기까지 간호사역, 교육사역, 복음 전도사역, 사회선교 등 다방면의 사역에 헌신한 여선교사다. 조선 간호부회 창설, 전도부인 양성을 위한 광주이일학교 설립, 부인조력회 조직, 아동, 장애인, 고아, 나환자를 위한 구제사역에 관여함으로써 통전적이고 성육신적인 선교사역을 담당하였다. (432-433)

  • 쉐핑의 성육신적 한국 인식은 언어의 동일화, 의식주의 동일화, 고난의 동일화라는 세 차원에서 구현된다... 쉐핑은 한국의 가부장적 유교문화 속에서 소외된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사역에 집중했는데, 이들에 대한 관심은 그녀가 겪었던 삶의 경험들과 한국 어린이와 여성의 처지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 비롯했다... 하나님께서 인간으로의 모습을 취하셨다는 인식을 어린이를 통해서 발견하고 그들의 고난도 삶도 내재화했다. (433-434)

  • 한국인들을 선교적 대상이 아닌 동등한 파트너 관계로 인식했다... 한국인들은 선교 대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동반자이며, 선교 협력자로 등장한다... 부인조력회의 조직... “교회의 모든 여성을 교회의 모든 목적들에 관심을 가지고 협력하게 하는 것”... 조선 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 전신)1923년 창립하며 한국 간호교육과 간호사 양성에 주력한 것은 한국위생의 근대화 과정에 한국인들의 주체적 활약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1929년 캐나다에서 열린 제6차 국제간호협의회에서 조선간호부회를 정회원으로 가입시키려 노력은 한국 간호사들의 능력과 병원 운영에 있어서 한국인의 주체성을 인정하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434-436)

  • 쉐핑은 예수께서 가난한자와 약자 그리고 소외된 자들을 자기희생과 자기포기로 환대하신 것처럼 그녀 스스로도 한국의 미천한 자들을 섬김으로써 성육신적 인식을 견지하고 있었다... 쉐핑의 선교사역은 성공이 아닌 섬김”(Not Success but Service)이라는 좌우명 속에서 타자를 섬기고 희생하려는 자기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436)

  • 쉐핑은 1912년 정규 간호사로 광주 제중병원에 부임하면서 한센환자들의 치료를 담당하였고, 이후 군산 구암예수병원에서도 수 없이 몰려드는 한센인들을 간호하였다. (437)

  • 쉐핑의 디아코니아적 삶은 자기 비움의 삶이었다. 1934년 그녀가 죽었을 때 사인이 스프루와 영양실조였다는 사실은 그녀가 얼마나 자기희생적인 삶을 살았는가를 추측하게 한다... 남긴 재산은 불과 담요 반 조각, 일주일 품값에 해당하는 돈 7, 그리고 강냉이 가루 2이 전부였다... 미국에서 보내준 선교비 반은 교회에 헌금하고 나머지 돈으로 최저생활을 하면서 자발적으로 사회적 약자와 같이 되어 고통을 나누고 그들에게 사랑을 실천했다. (437)

 

IV. 포스트오리엔탈리즘으로서 성육신

 

  • 과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시대에 만연한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이 종종 선교사들의 존재와 권력을 적법화하기 위한 근거였다는 고발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자를 향한 우리의 인식은 많은 경우 지배와 통제라는 불균형적 관계로 고착화되곤 했다. (438)

  • 성육신에 대한 선교신학적 담론화는 포스트오리엔탈리즘의 토대를 쌓는데 기여한다. (438)

  • 포스트오리엔탈리즘은 오리엔탈리즘 담론이 구조화한 선교사들과 한국인들 사이에 종속적이고 불균형한 관계를 재배치하도록 하며, 한국인들이 야만적이고 이교적 실체라는 본질주의에도 제동을 건다. (439)

  • 로스 랑미드(Ross Langmead)말씀이 육신이 되어 : 성육신적 선교학을 향하여라는 그의 책에서 과거 식민주의적 선교방법과 이론을 극복하는데 성육신을 주목한다. (439)

  • 심층적 성육신은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낮아지심을 의미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든 창조세계와의 심층적 관계성도 간과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심은 단순히 구원이라는 목적만이 아니라, 인간성과의 관계맺음의 방식도 포함한다. (440)

  • 성육신은 단순히 하나님께서 인간이 되셨다는 그리스도 사건만이 아니라, 인간을 규정하는 삶의 존재 조건들과도 모든 것을 관계적으로 공유함을 의미한다. (440)

  • 데릴 구더(Darrell Guder)는 현대 선교의 방식과 전략이 육화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행위와 모순됨을 비판하고 과거 유럽 중심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선교 형태가 그리스도 삶의 사역과 모습에 기초한 선교신학과 프락시스로 대체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440)

  • 1) 성육신적 선교는 말과 행동의 통합과 그리스도 프락시스로서 선교다... 2) 성육신적 선교는 가난한 자에 대한 복음과 사랑을 지향한다... 3) 성육신적 선교는 십자가의 길로서 문화화의 방법을 채택한다... 겸허, 자기부인, 자기포기의 삶... (441)

  • 성육신적 선교는 선교적 타자를 대상화, 객체화하고 근대주의적 문명관의 틀 속에서 그들의 존재양태를 규정하려는 오리엔탈리즘적 인식과 행위를 변혁하게 한다. (441)

  • 성육신에 근거한 포스트오리엔탈리즘적 선교는 말과 행동의 통합, 겸허와 희생, 이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구현, 약자에 대한 관심과 이들과 연대하는 관계 중심적 선교를 지향한다. (442)

  • 오리엔탈리즘적 선교 vs 포스트오리엔탈리즘적 선교 (442)

  • 오리엔탈리즘적 인식이 개별적인 선교사들의 관점을 모든 면에서 지배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한국인들에 대한 성육신적 인식을 통해서 한국적 삶과 가치관에 동화하려는 움직임도 존재했다. (443)

 

V. 나가는 말 : 성육신적 타자 인식을 향하여

 

  • 20세기 초반 선교 공간에서 선교적 타자인 한국인을 바라보는 서구선교사들의 시선이 다층적이며, 오리엔탈리즘적 인식론의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가 분명히 존재했음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443-444)

  • 포스트오리엔탈리즘으로서 성육신을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성육신의 모습을 통해서 구원을 위해 인간과 깊은 교제를 나누신 것처럼, 기독교 선교가 진행되는 이 세계는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원주의로 구분될 수 없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상호적인 성격을 갖는 상호공존의 행위로 채워져 있음을 말해준다. (444)

  • 성육신적 선교와 인식, 그리고 이에 기초한 포스트오리엔탈리즘은 자기중심성 혹은 자기문화 우월성이 근거한 편향된 시각을 폐기할 것을 요청하고 문화적 소통과 복음의 전인적 육화를 향해 나아가면서 자기인식을 탈중심화시킨다. (444)

  • 쉐핑의 성육신적 선교와 인식은 포스트오리엔탈리즘적 속성을 지향한다.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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