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틸리히 신학 되새김』
노트 18 : 자연주의와 초자연주의를 넘어서
초자연적인 유신론... 신의 무한성을 유한자의 범주 영역 안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하나님과 피조물의 ‘질적 차이’가 폐기된다. 흔히 정통 보수적 신학을 강조하여 신본주의 신학임을 자랑하는 신학자들의 신학이 보여주듯이 포장지는 초자연주의인데 실질 내용은 법리론적 합리주의 구조를 갖게 되는 자가당착에 빠진다. (207-208)
범신론적 자연주의... 만유가 곧 신의 몸이다... 현대 자연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점점 약화되었다... 초자연주의 신관처럼, 만유와 만유의 존재론적 지반이 되는 무한자 사이의 ‘무한한 거리’가 흐려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208)
자기초월적 범재신론... 창조주 하나님의 초월성과 창조 세계와의 불가분리적 관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관점... (208-209)
틸리히는 초자연주의 신관이 모든 유한자의 존재론적 범주, 즉 시간과 공간, 인과율, 실체를 무한자 하나님에게 적용시키는 논리적 모순 때문에 성서적 하나님의 담론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신은 시공을 초월하여 자신이 임재하고 싶은 곳에 언제든지 임재할 수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임재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시공의 제한을 받는다... 초자연적 신은 피조물의 원인과 결과를 통해 자신도 거기에 얽매이게 된다... 초자연적 신관은 인간의 유한성에 어울리는 구체적인 신적 실재성을 담보하기 위해 유한성의 범주에 예속되는 운명을 갖는다. (211)
자연주의적 범신론... 스피노자... “실체는 자연이고 자연은 곧 신”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사람의 몸은 자연에 해당하고 정신은 신에 해당한다... 신의 무한한 양태는 신의 정신이고, 유한한 양태는 자연과 모든 개별 현상이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질적 차이를 주장할 수 없다... (212)
틸리히는 자기 초월적 범재신론의 입장을 취한다... 초자연주의적 유신론의 중요한 점과 자연주의적 범신론의 중요한 점을 동시에 살려서 통전하려는 입장이다. ‘일심이문’, ‘색즉시공 공즉시색’... 두 개가 동일하다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근거가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며, 구별되지만 분리되지 않는다. 마치 바다와 바다 물결과의 관계와 같다. (213-214)
그리스도의 부활은 단순한 시체 소생도 아니지만 또한 단순한 ‘십자가 의미의 부활’이거나 정신 부활도 아니다. 사도 바울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재의 몸과 질적으로 다른 영체를 덧입는 것이다.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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