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한국근대사 산책 1]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제6장 : 1880년대의 새로운 도전
(3) 황준헌의 『조선책략』 파동
친중(親中)ㆍ결일(結日)ㆍ연미(聯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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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8월 수신사 김홍집이 일본에 갔을 때 초대 주일중국(청)공사 하여장의 참찬(서기관) 황준헌(1848-1905)이 그를 보자고 청해 『조선책략』이라는 책을 건넸다. 이 책의 내용은 ‘친중(親中)ㆍ결일(結日)ㆍ연미(聯美)’, 곧 중국을 더욱 가까이 섬기고 일본ㆍ미국과 한편이 돼 연대함으로써 러시아의 남하를 막아야 한다는 것...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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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아시아의 요충지... 미국을 긍정적으로 평가... “선왕(워싱턴)의 유훈을 지켜 예의로 나라를 세우고 남의 토지를 탐내지 않고 남의 인민을 탐내지 않고 굳이 남이 정사에 간여하지 않았다. 그 남방에 하와이란 나라가 있어 합중국에 병합할 뜻을 보였으나 저들(미국)이 거절하였다.”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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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책략』... 하여장의 구상... 청은 이리(중국 위구르, 신장 지역) 문제로 러시아와의 전쟁이 현실로 다가서자 일본과 손을 잡고 조선을 이용하여 러시아에 대항하고자 했다.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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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9월 귀국한 김홍집은 『조선책략』을 고종에게 바침... 영의정 이최응의 반응...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틀림없이 믿지 않을 것이니 장차 휴지로 되고 말 것입니다.” (221-222)
영남 유생들의 만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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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책략』에 대한 유언비어... 오랑캐의 사주를 받아 지은 것... 김홍집을 의심...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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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11월 병조정랑 유원식... 국내 잔존하는 천주교와 결탁이 있었기 때문... 이들은 남김없이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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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유생들의 만인소(萬人疏, 1만 명이 연명으로 올리는 상소)... 퇴계 이황의 후손인 이만손을 필두로 함... 1881년 3월 25일(음력 2월 26일) 상주에서 대회를 가진 뒤 “임금을 그릇된 길로 인도한” 김홍집을 탄핵하는 만인소... “저절로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쓸개가 흔들리며 통곡하고 눈물을 흘렸다”... 조선은 이미 200년 전부터 중국의 속방으로서 그 직분에 충실해왔는데 새삼 중국과 친(親)하라고 한 것은 공연히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며 이미 우리의 지형지세를 잘 파악하고 있는 데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일본과 결탁하는 일은 위험하며 미지(味知)의 미국을 일부러 끌어들였다가 그들의 꾐과 요구에 말려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에 처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경우 쓸데없이 그들을 자극하여 침범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므로 황준헌이 말한 것은 백해만 있지 일리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 서학을 배우고 상공업에 힘을 다하라는 지적에 대해서 농공업을 경제의 바탕으로 삼아온 선대의 훌륭한 법도를 해치는 것이며 사교(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음흉한 속셈이 깔려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2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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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소 원본은 영의정 이최응은 물론 국왕까지 비난... (224)
위정척사파ㆍ개화파의 언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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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영남 만인소... 본격적인 반외세투쟁의 성격...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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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4월 21일(음력 3월 23일) 황재현과 홍시중의 상소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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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8월 30일... 강원도 유생들의 복합상소(복합이란 나라에 큰 일이 있을 적에 조신 또는 유생들이 대궐문 밖에 이르러 상소하고 엎드려 청하던 일을 뜻한다). 이항로의 문하생인 홍재학이 주도... ‘고종 및 민씨 일파가 사학의 주범’이라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홍재학은 서소문에서 참형에 처해졌다.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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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척사론을 규탄하는 개화상소... 1881년 7월 사헌부 전 장령 곽기락... (224-225)
이재선 반역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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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생들의 척사ㆍ척왜운동... 대원군과 그 지지세력을 고무했으며 재집권을 위한 쿠데타 시도로 나타남...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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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군의 서장자 이재선... 1881년 9월 13일(음력 8월 21일) 경기도 지방시험을 치르기 위해 모인 유생들을 동원하여 대신들과 민씨들을 제거하려다 발각되어 사사당함... 진짜 주모자는 전 형조참의 안기영... 대원군의 지지기반 붕괴... (225)
2007년 조선책략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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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ㆍ13 베이징 합의... 6자회담의 성과로 북핵과 한반도 문제의 국제화를 의미... 동아일보 논설실장 이재호는 “러시아의 남하를 견제하기 위한 방아책이기도 했던 조선책략은 유생들의 반대로 제대로 논의조차 안 됐다. 원교근공이라고 미국이라도 동맹으로 확실하게 잡았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 모두 조선이 위태롭다고 하는데 조선은 절박한 재앙을 도리어 알지 못하니... 6자회담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라면 설령 ‘평화’가 눈에 아른거려도 한 번쯤은 ‘연작처당’의 경구를 떠올려주기 바란다.” (2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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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선임기자 한승동...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야말로 제2의 ‘조선책략’이며 북미 간의 최근 급반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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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120여 년 전 조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선책략의 시대’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국익보다는 각 정파의 이해관계를 앞세워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행태도 과거 그대로다. 이해관계에 감정까지 연루되면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지게 되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 ‘조선책략 사태’는 스스로 ‘책략’을 생산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역량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걸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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