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100년사] 조선신학교의 설립과 교육이념

[한국기독교 100년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역사편찬위원회 편 (323-325)

 

제2절. 조선신학교의 설립과 교육이념

 

조선신학교는 1939년 3월 고 김대현 장로의 헌금으로 설립기성회가 조직되고 1940년 4월 서울 승동교회에서 조선신학원으로 첫개강을 하였다. 이 당시 한국 기독교계는 서양성교사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재원과 지도력으로 우리 교계의 지도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조선신학원 설립은 한국기독교계와 민족에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러한 조선신학원의 자주와 자립정신은 곧 민족독립의 의지로 나타났다.

 

그리하여 해방될 때까지 여러 선생님과 학생들이 연행, 구속당하였고 1945년에는 학생들과 선생들이 함께 평양 종연화학 공장에서 중노동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 당시에는 매년 학교인가를 다시 받아야 했기 때문에 인가 때마다 문제가 되어 정한 날짜에 개강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조선신학원은 서양선교사들로부터 비난과 함께 일제의 극심한 탄압을 받았지만 자기의 정신과 의지를 잃지 않고 싸워 민족의 독립을 맞았다. 해방의 감격을 안고 조선신학교는 서울 동자동 15번지 새교사에서 새로운 전진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분단된 민족현실을 외면하고 선교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교계의 이권다툼과 교리싸움에 희생제물이 되는 수난이 조선신학교에 밀어닥쳤다. 김재준 목사의 성서강의가 교리에 위배된다는 것을 구실로 교단의 직영신학교 인가를 취소하고 끝내는 김재준 목사를 이단으로 정죄하여 파면하였다. 그러나 김재준 목사의 신학은 결코 이단이 아니었다.

 

김재준 목사가 그때 말한 것을 요약 인용하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성경이 신앙과 본분에 정확무오한 유일한 법칙임을 믿는다. 그러나 성경연구방법이나 이 교리설명을 위한 제 학설에 관해서는 학문적, 양심적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신학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유의되어야 하고 올바르게 지켜져야 하는 자세이다. 그러므로 그 당시 이미 이런 신학하는 자세를 갖추고 가르친 김재준 목사의 신학이 높게 평가되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재준을 이단으로 파면한 것이다. 결국 선교사들의 지배를 거부한 것에 대한 선교사들의 보복과 보수주의를 자처하며 교계의 교권을 장악하려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져서 만들어낸 현대판 빌라도 재판에 조선신학교가 수난을 당한 것이다. 이에 조선신학교의 신앙과 양심,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보수 독선적 교권주의로부터 출애굽하는 역사가 1953년에 이루어져 한국기독교장로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교단이 신학교를 설립하는데, 우리의 경우는 신학교가 한국기독교장로회라는 교단을 탄생시켰다. 따라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조선신학교의 신학과 정신에 근거하며 신앙과 양심, 학문의 자유와 교파들이 서로 연합 일치하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이념으로 하였다.

 

조선신학교는 이러한 수난과정에서도 1947년 고 진정율 장로가 헌납한 재산으로 유지재단법인을 만들어 정규대학 인가를 받았고, 1949년 제4대 학장 송창근 목사는 학교 운영을 위하여 미국에 가서 모금하다가 무리하여 병환으로 쓰러지기까지 하는 노력으로 굳건한 토대를 형성하였다.

 

1950년 8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 송창근 목사가 납북되어 간 것은 한신에 큰 아픔이었다. 그러나 이 아픔을 딛고 1951년 3월 부산 피난지 남부민동에 천막 가교사를 짓고 학생과 교수가 합숙하며 강의를 진행하였다.

 

1951년 4월 28일 학교명칭을 한국신학대학으로 변경하고 1952년에 후에 제3대 부통령이 된 함태영 목사가 학장으로 수고하였다. 휴전과 함께 1953년 8월 서울 동자동교사로 귀환하였다.

 

본장에서는 조선신학교의 설립이상과 교회 안팎의 현실(1940~1945)을 첫째 선교사들과 관련하여 외래선교사와 조선신학교의 관계를, 둘째 조선신학교의 신학교육ㆍ신학사상이 한국교회으 정황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를 살피고자 한다. 셋째, 일제 식민통치와 조선신학교의 대응, 넷째 조선신학교의 역사적 의의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상의 사실들이 확인되면 조선신학교의 설립과정과 그 교육이념이 1953년 창출된 한국기독교장로회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그 관계가 밝혀질 것이다.